[쿠바 교육시스템]교사 이직률 높아…점점 하향 평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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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교육의 핵심 이념은 모두를 위한 교육, 즉 평등 교육이다. 평등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도시와 농촌의 지역 간 격차을 없애는 것과 계층 간의 교육 격차를 없애는 것이다.

계층간 격차를 없애기 위해 교육비를 지원한다. 유아교육부터 대학은 물론 석사·박사 과정까지 전 교육비가 무상이다. 쿠바 정부는 무상 교육을 위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11%를 교육부문에 투자한다. 한국의 교육 투자 비율은 4.7%다. 초등학생은 교과서·학용품·급식·교복 등 학비 외에 드는 부대 비용도 낼 필요가 없다.

도·농 격차는 학교 신설로 해소해왔다. ‘지역 주민 있는 곳에 학교가 간다’는 주의였다. 1958년 전국 7500개 초등학교에 재학생은 71만7000명으로 취학률이 50% 선이었지만 쿠바 혁명 직후인 1959년엔 취학률이 90%에 육박해 초등학생은 100만 명이 넘었다. 현재 쿠바의 초등학생 취학률은 60% 정도다. 재학생 10명 미만의 학교가 2000개가 넘고, 산간벽지에는 아예 학생 1명에 교사 1명인 곳까지 있다. 이런 학교에도 컴퓨터와 비디오 등 기본 시설을 제공한다.

초등 교육 과정은 스페인어·수학·역사·지리·체육·예술이 기본이다. 여기에 3~6학년은 외국어, 5~6학년은 자연과학, 6학년은 가치교육을 더 배운다. 체육과 예술 시간이 많고, 도덕 대신 가치 과목을 가르치는 게 한국과 큰 차이점이다. 가치 과목에선 쿠바 혁명가 호세 마르티와 체 게바라 사상을 바탕으로 민족 정체성과 애국주의를 다룬다. 개개인의 학습성취도는 절대평가로 하고 등수는 매기지 않는다. 자기 개선에 힘쓰면 되지 남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쿠바는 5년의 대학 교육과정을 통해 교사를 양성한다. 최근 교사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응급교사양성학교’가 생겼다. 대학 1학년부터 교사로 파견돼 실습과 학업을 병행하고, 2학년부터 실제 교사로 임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임용 후에도 졸업할 때까지 대학에서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교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립학교에는 만 18세가 안 된 교사가 점점 늘고 있다. 교사 질이 떨어지면서 공교육도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쿠바 학제는 한국과 똑같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이다.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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