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간의 기능(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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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간장의 하는 일 중 대사이외에 중요한것은 노폐물의 제거다. 간장은 다른 기관처럼 자체활동을 위한 동맥혈관과 정맥혈관을 가진 것은 물론, 위·장 등에 모세혈관을 깔아놓고 소화관계에서 흡수된 각종 물질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 목적을 위해 각종 소화관에서 나온 핏줄이 하나로 모여 문맥을 이루고 이 문맥혈관이 간 속에서 다시 갈라져 각 세포에까지 끝을 뻗치고있다.
소환관계에서 문맥을 타고 간장에 온정맥혈은 그야말로 잡동사니다. 포도당·아미노산·지질·호르몬·암모니아·유해가스·약물등이 모두 섞여서 온다. 간세포들은 이런 잡동사니를 추려서 유용한 물건과 버려야될 물건들을 가려낸다. 여기서 몸에 해롭다고 판정되는 물질들은 가차 없이 분해시켜 몸밖으로 쫓아버린다.
단백질을 소화할때 생기는 암모니아가 문맥에서 들어오면 여러가지 효소를 작용시켜 무해한 요소로 바꿔버리고, 잠시후 이를 신장으로 보내 소변으로 배출케한다. 간의 이런 기능이 약화되어 암모니아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신경계통을 교란시켜 격렬한 경련이 일어나게 되니 건강한 간장의 고마움을 알수 있다.
그뿐아니라 소화때 발생한 유해가스, 음식물중에 들어있는 유해첨가물, 담배속의 니코틴, 알콜, 복용한 약품류들도 모두 간에서 무해물질로 분해된다. 개중에는 기름에만 녹는 유해물질이 있기때문에 간은 이것을 물에 녹는 수용성으로 바꿔 담즙이나 소변의 형태로 배출시키게 한다.
알콜의 경우는 혈중농도가 높으면 대뇌피질이 마비되기 때문에 체중10㎏당 1시간에 1g의 속도 로분해시켜 아세트알데히드와 초산으로 만든다. 그러니까 채체중60㎏의 사람이 24시간 분해할수 있는 최대 알콜량은 소주4홉이 채 안된다. 그러나 간세포는 다른 일도 해야 하므로 알콜의 섭취량이 많아지면 다른 일에 손을 못써 지방이 간에 끼는 지방간이 된다.
호르몬의 처리도 간이 맡고 있다. 성생활에서 생성되는 생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등이 일단 목적을 달성한 다음 피속에 남아있으면 부작용이 따른다. 그래서 간장은 사용된 호르몬을 대사시켜 비활성화시킨다. 간장장해로 호르몬대사가 잘안되면 남성의 유방이 여성처럼 커지거나 여성에서는 생리가 없는 경우가 모두 이때문이다.
그밖에도 간장은 비타민 A·D·B12 등의 저장고로 혈중비타민 농도가 모자랄때 방출, 적정수준을 유지시켜준다. 또하루 18∼24g의 담즙산을 만들어 장내에 보내 지방의 소화를 돕고, 지용성인 비타민 A·B·K·E를 흡수시키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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