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광고회사 수준 낮다"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한국의 광고산업은 한국의 경제력과 대중문화 수준에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광고대행사인 BBDO 해외담당 사장을 맡고 있는 장-미셸 구다르(사진)는 8일 기자를 만나자마자 한국 광고산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고,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대중 문화산업이 성장했지만, 세계 광고업계에서 받는 한국 광고 회사의 평가는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광고 대행사들이 독립된 기업이라기보다는 기업의 내부 광고부서 같은 역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이 광고대행사를 계열사로 두고 물량을 몰아주는 구조 때문에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주장이다.

구다르 사장은 "한국.일본.중국이 경제력에 비견되는 광고 수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비해 태국.홍콩.싱가포르 등의 광고는 창조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구다르 사장은 그러면서도 국내 광고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아직도 외국업체가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일본과는 달리 국내 시장은 최근 외국 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서로 경쟁하면서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BBDO도 2001년 동방기획을 인수해 출범시킨 BBDO코리아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 광고 시장에서는 옴니콤.WPP.인터퍼블릭.퍼브리시스 등 세계 4대 광고업체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옴니콤 산하에 있는 3개 광고대행사인 BBDO.DDB.TBWA 등은 전 세계 광고대행사를 평가하는 '건 리포트'에서 매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다르 사장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해 "앞으로도 인터넷과 모바일 등 개인화된 매체가 계속 성장할 것이지만, 어느 매체보다 신뢰도가 높은 신문 등 인쇄매체의 영향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