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구두를 골라내는 스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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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 제품, 요즘엔 한두 개쯤 지니고 있는 분들이 꽤 많지요. 보통 여성은 핸드백을, 남성은 구두와 지갑을 선호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핸드백이야 준전문가급의 지식을 자랑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남성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빈번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쇼핑에 서투른 남자들을 위한 ‘좋은 가죽 구두 고르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가죽이 구두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가죽 구두는 내구성이 뛰어난 소가죽으로 만듭니다. 소가죽은 연령에 따라 등급을 나누게 되는데 연령이 어릴수록 좋은 가죽입니다. 예를 들어 생후 6개월 미만의 어린 송아지 가죽인 카프 스킨(Calf skin)은 조직이 섬세하고 부드러워 최고급 드레스 슈즈에 쓰이곤 하지요. 가죽에 나무처럼 나이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구분할 수 있냐고요? 훈련된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육안으로 가죽의 연령대를 정확히 짚어내기란 쉽지 않지요.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다른 방법을 써야겠지요? 먼저 표면이 매끈하고 결점은 없는지, 은은한 광택감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팁을 덧붙이자면 표면에 결점이 있는 가죽을 가공할 때 상처를 가리고자 특수 염료를 뿌리는데 이로 인해 가죽의 촉감이 뻣뻣해집니다.

염료를 사용해도 결점 보완이 안 되면 가죽의 결을 인공적으로 찍어내는 엠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따라서 촉감이 부드럽고 결이 인공적이지 않은지를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구두의 내부 구조도 한몫
구두는 크게 어퍼(갑피, Upper), 인솔(중창, Insole), 라이닝(내피, Lining), 아웃솔(밑창, Outsole)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죽은 신을수록 형태가 안정적으로 변해 착화감이 좋아지는 터라 좋은 구두일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뿐 아니라 내부까지 가죽으로 제작합니다. 앞서 겉으로 보이는 가죽을 선별하는 노하우를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내부 구조에서 좋은 구두를 가늠하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솔(중창, Insole)_ 발바닥이 닿는 부분인 인솔은 가죽으로 만들어야 내구성이 높아질뿐더러 땀을 흡수해 발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 미미하지만 곰팡이나 박테리아 살균 효과가 있고, 가죽 특유의 향이 불쾌한 발 냄새를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라이닝(내피, Lining)_ 발등이 맞닿는 라이닝은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은 가죽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좋은 구두는 라이닝 부분을 카프 스킨으로 제작하곤 합니다. 이 부분은 봉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바느질이 촘촘하되 실이 가죽 위로 도드라지지 않아야 신었을 때 더욱 편안합니다.

아웃솔(Outsole)_ 쉽게 구두 ‘밑창’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급 구두의 상징으로 ‘붉은 밑창’을 꼽곤 하는데요, 크리스찬 루부탱처럼 보통 신발 바닥 부분까지 가죽으로 만든 구두가 붉은색 밑창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을 가죽으로 만들면 신을수록 발에 맞춰 형태가 변화되는 유연성이 높아집니다.

디테일로 알아보는 제작 공정
좋은 가죽이 좋은 구두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제조 공정이 필요하겠죠. 앞서 좋은 가죽을 쓸수록 안정적으로 형태가 변해 신는 사람의 발에 꼭 맞는 구두로 변모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는데요, 만약 가죽을 접착제로 단단하게 고정한다면 아무리 오래 신어도 불편한 구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구두 굽 역시 만든 이의 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여러 층의 가죽으로 이루어진 굽은 층간의 연결을 접착제가 아닌 금속 못 등으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두 굽이 쿠션 역할을 하면서 발의 피로감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적당한 높이의 굽을 고르는 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 무난한 굽은 신체의 무게를 분산시켜 오히려 발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사실, 아시지요? 신고 있는 뒷모습을 보면 적당한 높이를 찾을 수 있는데요, 신발을 신은 모습을 뒤에서 보았을 때 약간 비스듬하게 안쪽으로 기운 듯한 비대칭 형태가 되는 모양이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각도랍니다.

물론 모든 부분을 가죽으로 만들고 비접착 제조 공정을 거쳤다 해서 무조건 좋은 구두라 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언급된 사항들은 포멀한 드레스 슈즈를 고르는 법으로 오랜 시간 걷거나 서 있는 용도로 쓰일 구두를 찾는다면 요즘 나온 신규 합성 소재 밑창이 더욱 적합할 수 있답니다. 단, 밑창이 가죽인데도 접착제로 붙여진 구두라면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구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소재와 봉제 기법의 궁합이 전혀 안 맞는 제품이니까요. 또 구매하실 때 좋은 구두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한 번 신은 구두는 적어도 24시간 회복 기간을 주어야 하고, 슈트리(구두의 틀을 보존하는 도구)나 슈혼을 사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참, 광내고 닦아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PROFILE
패션 칼럼니스트 Dogjk는… 디자이너인 아내를 따라 의상학 수업을 듣다 패션 업계에 뛰어들게 됐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치에 상응하는 좋은 옷들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하며,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패션 브랜드의 이면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이야기들을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jklee_1006)에 게재 중이다.

기획=홍혜미 레몬트리 기자, 글=Dogjk(패션 MD·패션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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