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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에이즈 환자 편견·차별 없는 치료환경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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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프랑수아즈 파스퇴르연구소 감염통제센터 소장이 직접 스케치한 그림을 들고 있다.

최근 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스케치 오브 사이언스’ 전시회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결과를 재치 있게 그린 작품들이 전시됐다. 그중에서도 에이즈의 발병 원인인 HIV 바이러스를 발견해 노벨상을 수상한 프랑수아즈 바레 시누시 박사의 HIV 바이러스 스케치화가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처럼 에이즈는 이제 더 이상 불치병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무서운 질병이 아니다. 치료약을 열심히 복용하면 과거처럼 위중한 감염이나 암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면역기능도 정상으로 회복된 더욱 고무적인 것은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성접촉에 의한 전파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UNAIDS(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는 오늘(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의 주제를 ‘Close the gap(에이즈 격차 줄이기)’으로 정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부족했던 감염인에 대한 진료 접근성을 더욱 높여 궁극적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토록 하자는 것이다.

그간 에이즈 치료제는 내성이 잘 생기므로 여러 약물을 동시 투여하는 것이 치료원칙이다. 따라서 치료효과는 좋지만 약의 분량이 많아 복용을 어려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하루 한 알만 복용하는 새로운 복합치료제가 개발돼 많은 환자가 만족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이제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감염인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느끼지 못하고 오직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사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김준명 연세대의대 교수(감염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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