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경기 들먹 「소형」거래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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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올하반기들어 건축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조짐이 여러가지로 나타나고있다.
서울 개포·서초동 일대와 과천에서는 과열현상까지 나타났지만 서울시내의 다른 지역에서도 목이 좋은 집과 땅값이 10∼20%씩 올랐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중심지역도 서울사람들의 출입이 눈에 띄면서 값이 올랐고 부산·대구·대전등의 좋은자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큰평수의 주택은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나 작은규모의 뇌물은 나오는대로 쉽사리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동산경기의 움직임은 대체로 어느 지역에서나 가장 유망한 지역이 선도역할을 하나 최근에는 지난 몇해동안 건축실적이 부진해서인지 전반적으로 거래가 확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집부족때문에 전세와 삭월세도 값이 오르고 구하기 어렵게 됐다.
뿐만아니라 집을 짓는 일도 많이 늘어나고있다.
2∼3년동안 빈터로 버려져있던 대지에 곳곳에서 집짓는 소리가 요란하다.
특히 대지가 많이 남아있던 서울의 강남지역과 위성도시에서는 주택건설붐이 일고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다시피했던 집장사들이 다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집장사들이란 목수와 인부 몇명을 데리고 적은 자본으로 한곳에서 2∼3채의 집을 지어 팔고 다시 다른 지역으로 옮겨 지어파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최근 수년간은 부동산 불경기로 자취를 감추었었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다시 집짓기에 손을 대고있다.
○…건축경기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증거는 건설부가 매달 집계하는 전국건축허가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올1월부터 8월말까지 8개월간의 건축허가 면적은 모두 1천7백76만평방m(5백28만9천평)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27·5%늘어났다. 동수로는 6만2천5백%채로 18·7% 늘어났다.
그러나 이것은 총계이고 월별로 보면 7월의 건축허가면적이 2백46만평방m로 작년7월에 비해 50·6% 늘었고 8월에는 2백58만4천평방m로 작년8월에 비해 52·1%나 늘었다. 건축경기에 불이 붙었다고 볼수있는것이다. 건축허가면적은 5월에도 전년에 비해 52·7%, 6월에는 22·5% 늘어났다.
용도별로는 주거용이 9백60만평방m로 8개월간 건축허가면적의 54%를 차지했고 증가율도 전년에 비해 35·8%나 됐다. 상업용 건물은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22·5%, 문교·사회용은 73·7%늘었다.
○…시·도별 건축허가추세를 보면 대구가 작년보다 6배, 인천이 5배반 늘어나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대구는 지난해 1월부터 8월말까지 건축허가면적이 13만8천평방m이었으나 올해는 84만8천평방m로 5백12% 증가 했고 동수로도 4백47%나 늘었다. 인천은 작년에 14만4천9백평방m이었으나 올해는 79만평방m로 4백45%, 동수로는 3백4% 늘어났다.
다음이 서울로 작년 3백76만4천평방m에 비해 5백51만1천평방m가 허가돼 46·4%의 증가율을 보였다. 동수로는 32·8%늘었다.
전북도 42·8% 증가했다.
이밖에 전남이 28·3%, 경남이 24%, 경기가 21·1%, 부산 20·8%, 충북이 14·l% 늘었다.
그러나 충남 경북 강원 제주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줄어든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한달간의 추세는 인천이 가장 높아 작년 8월에 비해 1백48·5% 늘었다. 전남은 89·6%, 서울은 70·5%, 대구68·2%, 경기 60%, 경남 54·7% 늘었다.
이밖에 다른 도도 강원과 전북을 제외하고는 10%이상씩 증가했다.
이러한 통계로 미루어 건축경기는 도시일수록 증가율이 높고 특히 7,8월 들어서 더욱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알수있다.
건설부관계자들은 아직 9월통계가 집계되지않아 확실한 수치를 알수 없으나 9월의 건축허가실적이 8월보다 더 많을 것이며 10월에 피크를 이룰것으로 밝게 내다보고 있다.
○…주택의 전세가격이 크게 올랐다. 적정선을 훨씬 뛰어넘은 높은 전세가격 상승은 주택가격을 올리는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하고있다.
4일 관계업계에 따르면 가을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오르기 시작한 전세가격은 물건이 달리면서 더욱 뛰어 서울 잠실지역 주택공사 아파트 7·5평형의 경우 전세가격이 5백50만∼6백만원으로 주택가격6백50만∼7백만원의 85%선까지 올랐다.
이와함께 반포 압구정 잠실 개포동 등을 비롯한 소위 인기지역 아파트들은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의 50∼60%선을 대부분 넘고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이 40%미만이어야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최근의 이같은 높은 전세가격비율은 지난 77∼78년에 몰아쳤던 부동산투기열풍의직전 현장을 방불케하는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전세가격의 앙등은 근본적으로 지난 몇년간 주택건설이 침체된 가운데 가구수는 졔속 늘어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여기에다 금리인하로 전세주택등 상당부분이 월세로 전환함으로써 전세물건이 더욱 부족해진 때문인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경우 월세는 전세가격의 3%안팎에 달해 은행금리의 3배이상의 수익을 얻게 된다.
더우기 강남지역의 경우 명문고등학교들이 몰려있어 학군이 좋다는 이유때문에 전입가구가 크게 늘면서 전세가격을 올리는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전세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르자 주택가격 역시 상승압박을 받아 비록 거래는활발하지 않다 하더라도 집값을 상당폭 올려놓았다. 강남지역의 경우 가을철들어 부르는 값이 10%이상이나 뛰었으며 더큰 상승을 노리고 뇌물도 많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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