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줄기세포 분화 과정 한국 과학자 부부가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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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과학자 부부가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큰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기반 이론을 밝혀냈다.

미국 MIT 암연구센터 홍정호(39) 박사는 부인 황은숙(34.전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원) 박사와 함께 성체 줄기세포의 일종인 중간엽 줄기세포의 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 그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홍 박사 부부가 발견한 'TAZ'라는 이름의 이 유전자는 성체 줄기세포가 조골(造骨)세포로 분화하는 것을 유도하는 한편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성체 줄기세포의 특성을 이용, 난치병 치료제 개발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어떻게 특정 세포로 분화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메커니즘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홍 박사는 "TAZ는 뼈 생성을 촉진하고 지방세포는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앞으로 골다공증과 비만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홍 박사와 황 박사를 각각 제1 저자와 제2 저자로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12일자)에 게재됐다. 서울대 약대 선후배인 홍 박사 부부는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가 각각 MIT와 하버드대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황 박사는 지난 6월 이화여대 분자생명공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 조골세포=수명이 다해 분해된 골 조직에 칼슘을 붙이고 콜라겐을 합성해 새로 뼈를 만드는 세포.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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