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전국서 630만이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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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추석이 낀 3일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사상 유례없는 국민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역을 비롯한 고속버스터미널은 30일 귀성인파로 메워지고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은 빠져나가는 차량행렬로 줄을 이었다. 귀성객러시로 전세버스와 렌터카는 l주일전에 동이 났고 경주·유성·도고 등 콘도미니엄과 골프장 등을 낀 관광휴양지의 호텔은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 이와 달리 고급호텔을 제외한 서울·부산 등 대부분의 호텔은 한산해 대조를 이루고있다.
교통부는 이번 연휴에 서울에서는 1백25만명이, 전국에서 6백30여만명이 이동, 작년 추석때보다 10%가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있는데 이는 가족동반 귀성을 겸한 휴양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렌터카 등의 이용이 부쩍 늘어난 것도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현상.

<기차·버스 역>
교통부는 30일 철도·고속버스·항공편으로 서울역을 빠져나간 귀성객은 30만명, 29일은 20만명으로 보고있다.
이밖에 추석을 전후해 자가용·전세버스 편으로 서울을 벗어나는 인파를 합해 모두 1백25만명으로 추산하고있다. 서울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경우 귀성객수가 예년보다 15%쯤 늘었다.
터미널측에 따르면 28, 29일 이틀동안 경부선과 호남·영동선으로 빠져나간 인파는 16만여명으로 지난해 14만여명보다 2만여명이 늘었으며 추석전날인 30일 예매인원만도 지난해 전날 귀성인원 10만여명과 같은 숫자이어서 실귀성객은 12만명을 웃돌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역에서는 30일 상오5시5분 장항선 특급열차가 8백여명의 귀성객을 태우고 첫 출발을 했다.
이른 새벽부터 선물꾸러미를 들고 역 광장으로 몰린 귀성객들은 고향을 찾는 설렘으로 밝은 표정들이었다.
서울역측은 30일 하루동안 24개 임시열차를 포함한 94개 열차편으로 모두 12만여명이 고향을 찾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용산역에서도 이날 상오6시5분 부산행 첫 열차로 1천2백여명이 서울을 떠난 것을 비롯, 이날 하루동안 10개 보통열차로 모두 1만5천여명이 귀성할 것으로 추정.

<관광버스>
대부분의 관광회사들은 보유차량의 80∼90%를 단체귀성객수송에 들리고 나머지를 설악산·경주 등 모집관광에 쓰고 있으나 전세와 달리 모집관광은 의외로 저조하다.
C관광은 보유차량 40대중 35대를 1주일전 귀성객에 전세주고 나머지는 설악산·수안보 등 모집관광에 할당했으나 설악산행 버스는 좌석이 반쯤 예약이 됐고 수안보행은 좌석의 20%가 남았다.

<호텔>
경주코오롱호텔은 평소 주말이면 객실이용률이 60∼70%였으나 이번 연휴기간중에는 지난 20일에 예약이 모두 끝났다.
또 유성휴양지 호텔들도 1주일전에 예약이 끝나 방잡기에 곤란을 겪고있다.
이에비해 부산 비치호텔은 평소 객실이용률이 50%정도이나 연휴기간에는 5%만 늘어 55%가 예약됐다.
예약담당자 김지완씨(32)는 『평소보다 약간 손님이 늘었으나 성묘를 위해 고향에 가는 바람에 예상보다 손님이 적다』고 했다.
또 서울시내 딜럭스 특급호텔인 S, L, H, P호텔 등은 9월 중순에 예약이 끝났으나 나머지 호텔은 한산한 편.

<콘도미니엄>
새로운 형태의 레저시설로 각광을 받고있는 콘도미니엄은 연휴동안 가입자가 서로 사용하려고 하는 바람에 컴퓨터로 순서를 정하는 등 방 배정에 애를 먹기도 했다.
제주·도고·경주·설악 등 4군데에 콘도미니엄을 갖고있는 한국콘도미니엄의 경우는 평소 주말에 10%의 빈방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가입자가 방을 사용하려고 해서 1∼3지망까지 희망지역을 받아 컴퓨터로 방을 조정했다.

<렌터카>
가족단위나 친지끼리 성묘를 겸한 관광을 위해 렌터카가 불티나게 나가는 것도 올해 추석연후의 특징.
13인승 미니버스 21대와 승용차1백79대 등 대여차 2백대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렌터카의 경우 1주일 전에 이미 30일부터 10월3일까지의 임대예약이 끝났다.

<암표>
추석귀성인파로 붐비자 서울역과 용산역 등에 암표상인이 등장, 정상요금보다 2배 이상 비싼 값으로 차표 암거래가 성행되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9일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암표를 팔던 함정규씨(32·경남 김해시)등 23명을 붙잡아 즉심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함씨는 29일 하오9시20분쯤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정주간 특급열차표 2장을 정상요금인 5천4백원보다 4천6백원이 비싼 1만원씩에 팔아 모두 9천2백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 또 문모군(19·주거부정)은 29일 하오10시쯤 서울역광장에서 서올∼진주간 특급열차표 4장을 정상요금인 6천4백원보다 2배 이상 비싼 1만5천원씩에 팔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대부분이 시골이 고향으로 여비마련을 위해 자신의 귀성차표를 예매하면서 4∼장을 여분으로 구입했다는 것.

<은행창구>
추석을 낀 황금의 연휴에 대비해서 은행에서 돈 찾는 사람이 매우 많아졌다.
25일부터 현금인출이 몰리기 시작, 25일 하루동안 2천억원의 현금이 은행금고를 빠져나갔고 추석을 사흘앞둔 지난 28일에는 모두 1천2백억원의 현금이 시중에 더 풀렸다.
추석직전인 30일까지는 모두 약6천억원정도의 현금이 은행을 빠져나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각 은행들에 설치된 현금인출기에도 돈 찾아가는 사람이 워낙 많아 옛날보다도 훨씬 많이 현금을 채워야할 정도.
각 은행창구엔 가계대출이나 신용카드에 의한 대출요청이 크게 붐볐다. 3일 노는 동안 필요한 현찰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시중은행에서는 돈을 더 달라는 요구에 몰리다 못해 한국은행에 추석특별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한국은행은 통화량이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해마다 추석을 전후해 은행에서 돈이 대량으로 나갔다가한 보름후에 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보통인데 금년엔 3일간연휴여서 현금인출이 더욱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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