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통일축구 응원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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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4일(남자.서울월드컵경기장)과 16일(여자.고양종합운동장) 열리는 남북 통일 축구대회는 초청장을 받은 사람만 입장하고 일반 축구팬은 현장에서 볼 수 없다.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 주최 측인 남측준비위원회 이재규 부대변인은 9일 "초청장을 민족대축전에 참가하는 행사 단체와 축구협회에 전달했다. 일반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좌석 수는 6만5000석으로 주최 측은 정부와 시민단체에 5만5000장, 대한축구협회에 1만 장의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대표팀 후원업체와 축구 관련 단체에 이 초청장을 배부하고 있다. 대표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에도 일부 배정이 됐으나 붉은 악마 측에서 거부했다.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면 안 되고, 태극기를 흔들어서도 안 된다'는 통일부의 방침을 전달받고 "그렇다면 응원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일부 축구인은 "동아시아대회 졸전으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경질 목소리가 높고 선수들도 지쳐 있는 상황에서 불과 10일 만에 남북한 경기를 다시 갖는 것은 축구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날 공식 참가단은 남측 대표단 400명, 북측 200명, 해외 150명 등 모두 750명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유럽과 일본.캐나다 지역 입국불허 인사 13명이 해외대표 자격으로 참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은 14일 오전 10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해외대표단은 12일부터 지역별로 입국한다. 이번 축전은 통일대행진.개막식과 남북 통일축구.체육 오락경기.축하공연 등 외에도 겨레말 큰사전 남북편찬위원회 공동회의 등 남북 학술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북측.해외대표단은 15일 옛 서대문형무소도 참관, 일본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화 움직임을 비판하는 대일 특별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영재.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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