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련 대표, 내년 2월 서울서 ‘원샷’으로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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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대표를 뽑을 전당대회를 내년 2월 서울에서 ‘원샷 경선’으로 치르는 쪽으로 의견 차를 좁혀가고 있다. 전매특허였던 ‘지역 순회 경선’ 방식을 이번엔 버릴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김성곤 의원) 관계자는 26일 “전당대회를 지역 순회 경선으로 치를 경우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커 ‘원샷 경선’을 하는 쪽으로 전준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2월 8일 잠실 올림픽체육관에서 한 번의 경선으로 당 대표를 결정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전준위는 이 같은 의견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은 전신인 민주당 시절부터 광역 시·도를 옮겨가며 순회 경선을 해왔다. 2002년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새천년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이 뿌리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전준위원은 “지역 순회 경선은 어느 지역에서 먼저 하느냐에 따라 ‘소지역주의’를 유발해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혁신이 간절한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감동 없는 순회 경선을 반복하는 것은 흥행은 물론 당 지지율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준위원은 “지역 순회 경선은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의 장점은 있지만 지금 우리 당이 이 효과를 누릴 시기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컨벤션 효과만 신경 쓰다 ‘집토끼’를 놓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걸리는 순회 경선을 할 경우 선거가 과열되고,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전대 투표권을 갖는 권리당원의 범위도 확정했다. 1년 이내에 당비를 3회 이상 납부한 자로 정해 약 29만 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이들은 직접참여 대신 전화자동응답서비스(ARS)와 같은 방식으로 투표를 한다. 이와 별로도 경선 현장에서 투표를 할 지역별 선출직 대의원 수는 9931명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선거인단에 일반 국민과 여론조사를 얼마나 포함할지 여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모바일 투표는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당대회 룰이 가시화됨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활동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28일 나주 혁신도시와 광주를 찾는다. 당내엔 문 의원 측이 ‘탕평 캠프’를 구상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안철수 의원의 최측근이었던 금태섭 전 대변인, 김한길 전 대표와 가까운 박광온 의원 등 ‘영입 대상 명단’도 떠돌았으나 당사자들은 부인했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특정 인사 영입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개방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의원은 비대위 활동에 집중하고 있지만 조만간 지역 순회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거치면서 4명의 상대 당 맞수를 아웃시켰다”며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사람은 자신임을 부각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광주광역시 전남대를 찾았다. 그는 ‘호남정치 복원, 무엇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최고의 혁신안은 친노와 비노의 대립을 깨고 독점과 분열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라며 “대립구도 혁파를 위해선 분산된 호남의 정치력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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