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의 '힘'… 6개월 만에 정책 주도권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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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사진) 미 국무장관은 10여 년 만에 나온 가장 영향력 있는 국무장관이다."

"라이스가 취임 6개월 만에 매파를 물리치고 외교정책의 주도권을 잡았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15일자)의 극찬이다. 타임은 7일 인터넷에 띄운 기사에서 "라이스가 6개월 동안 한 일은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지금의 라이스는 백악관 안보보좌관 시절과 다르다는 평가다. 그때는 매파인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눌려 지냈기에 불행했지만 지금은 이들의 입김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라이스 덕분에 국무부가 외교의 중심에 다시 서게 됐다고 했다. 타임은 라이스가 북한과의 협상(6자회담) 재개를 성사시킨 점을 공적 중 하나로 꼽았다. 미측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 관계자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라이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타임은 보도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냐 하는 점에 대해선 라이스도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낸 적이 있지만 어쨌든 그는 북.미 접촉에 대한 백악관의 허락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시절 미 관리의 대북 접촉은 금기사항이었다.

라이스의 힘은 부시의 두터운 신임에서 나온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라이스가 부시와 얼마나 가까운지는 사적인 자리에 5분만 있어 보면 안다"고 말했다. 부시는 미혼인 라이스를 볼 때면 "장관 여사(Madame Secretary)"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표시하곤 한다.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은 "라이스가 헨리 키신저(닉슨.포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와 제임스 베이커(아버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 때만큼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는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대통령 후보나 러닝메이트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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