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분양 아파트 프리미엄 부쩍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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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28금리인하조치 이후 두달 남짓. 세인의 관심을 끌어오던 주택―부동산경기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복덕방마다 활기가 돌고 아파트값과 프리미엄이 오르고 아파트분양의 우선권이 있는 통장값이 올랐다. 이미 일부지역에는 전세가 모자라고 중형 매물과 상가점포는 값이 오르면서 구하기도 힘들게 됐다. 미분양 아파트도 많이 줄어들었다. 부동산, 특히 투기의 움직임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중의 하나가 아파트 프리미엄이다. 부동산경기를 낚시로 비유한다면 찌라고도 할수 있다. 76∼77년의 부동산투기도 바로 이 프리미엄을 노린 일대 활극이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 프리미엄이 요즘 부쩍 올랐다.
78년의 8·8조치(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종합대책)이후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거의 자취를 감췄었다. 이 조치에 잇달아 닥친 오일쇼크로 경기까지 침체에 빠지자 부동산 시세는 바닥을 기었다. 최근 1∼2년간은 부동산 값이 떨어지다 못해 프리미엄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얹어 팔아야할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러던 프리미엄이 지난3월쯤 과천과 개포동에서 되살아나고 6·28이후 확산되더니 요즘은 가을을 앞두고 오르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프리미엄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주택공사가 지어 파는 아파트에 붙은 프리미엄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일류아파트의 프리미엄.
주공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주공아파트가 같은 규모의 다른 아파트에 비해 싸고 융자금이 많은데 따라붙은 것으로 대부분 8백만원 미만. 주공아파트는 규모가 작고 구입 때 큰 돈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서민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고있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주공아파트도 역시 지난2∼3년간 프리미엄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나 지난 연초부터 조금씩 붙기 시작, 개포2차의 경우는 11평짜리에 2백만∼3백50만원, 25평짜리에는 5백만∼8백50만원이나 붙었다.
과천3차의 경우도 연초에는 불과 30만∼50만원 정도 붙었던 프리미엄이 3월이후 2백만원 수준으로 올랐다가 최근에는 6백만원까지 붙었다.
프리미엄과 비싼 전세 때문에 주공아파트를 잡은 사람들은 행운아로 꼽힌다.
민영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역시 사치성 투기의 성질이 강하다.
민영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작년 연말까지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였으나 올들어 특히 최근 2, 3개월동안 크게 올랐다.
민영아파트 가운데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것이 현대·한양·한신아파트. 77∼78년 아파트 투기 때 주요대상이 됐던 아파트들이다. 이 가운데도 현대12, 11차와 서초동 한양아파트가 가장 비싸고 프리미엄값은 대체로 평수에 따라 정비례한다.
내년 7월 입주할 현대12차 57평짜리의 프리미엄은 세칭 로열(위치와 층수가 자장 좋은 아파트)이 4천5백만원, 61평형을 5천만원으로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57평짜리는 분양가격이 7천6백3만원으로 집값의 60%에 해당하는 터무니없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61평짜리도 집값 8천1백43만원의 61%인 5천만원이 붙어 아파트값이 1억3천1백만원이 된다.
평당 2백14만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이다. 프리미엄만해도 웬만한 서민주택 2채 값이다.
아파트 프리미엄과 함께 아파트분양에 우선권을 주고있는 주택은행 통장값도 부쩍 올랐다.
민영주택을 분양받게 돼있는 주택청약 정기예금통장은 80년1∼2월에 가입한 0순위 2백만원짜리의 프리미엄이 5백50만∼6백만원. 다음 80년5∼6월에 가입한 것은 5백만원, 9∼10월 가입한 것은 4백20만원이다. 또 큰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5백만원짜리는 80년4∼5월 가입된 것의 프리미엄이 1천만∼1천2백만원이나 한다.
주택공사가 짓는 아파트나 시영아파트 분양에 우선권을 주는 주택부금과 재형저축도 껑충 뛰었다. 1순위로 상위랭킹인 79년11월 이전에 불입이 끝난 것은 프리미엄이 6백50만∼7백만원, 80년9∼11월에 끝난 것은 5백50만∼6백50만원, 81년6∼8월에 끝난 것은 4백50만∼5백만원.
통장값은 6·28조치 이후 모두 2백만∼3백만원 오른 시세다. 특히 주공과 각 민영아파트들이 개포를 정점으로 대량 아파트를 분양하게 될 올가을에는 값이 더 오를 추세다.
그러나 주택부금과 재형저축에 대한 주택분양 우선권은 금년말로 끝난다.
이처럼 일부이긴 하지만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오르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비교할 때 다분히 투기의 조짐이 강하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최근 3∼4년간 침체되어온 반작용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서울의 변두리나 지방의 부동산경기는 계속 부진한 점으로 보아 최근 많이 풀린 돈의 일부가 부동산투기에 가담하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주택·부동산경기의 회복이 민간건설을 자극, 공급을 늘릴 것으로 보는 사람이 없지 않으나 그보다는 투기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질 공산이 언제나 더 크다.
투기가 전면 확산되지 않게 당국은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인 것 같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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