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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즉시 철수하라" 이라크서 사흘째 시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자위대는 즉시 철군하라."

지난달 26일 이라크 남부 도시 사마와의 시내 중심가에서 군중 700여 명이 자위대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마와에는 일본 육상자위대 600여 명이 이라크 부흥 지원을 위해 1년6개월째 주둔하고 있다.

시위대는 'X'표를 친 일장기를 들고 다니다 불태웠다. 그러면서 "자위대가 아니라 전력과 물, 치안을 달라"고 외쳤다. 시위는 사흘째 계속됐다. 점령군 철수를 요구하는 강경 시아파 세력이 주도했지만 2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주민들도 가담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4일 이같이 전하면서 "전후 복구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사마와 주민들 사이에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위대가 처음 파견됐을 때만 해도 시민들은 경제대국 일본의 도움으로 경제가 조속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50%를 웃도는 실업률, 최고 섭씨 50도에 이르는 무더위에도 하루 10시간만 냉방이 가능한 전력난, 가중되는 인플레 등 경제가 좋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자 실망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일본.이라크 우호협회의 이라크 측 회장이 운영하는 보석상점이 폭파당했다. 사마와 주민들은 "경제대국이 하는 일이 고작 기념비를 세우고 학교 건물에 페인트 칠을 하는 것뿐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자위대에 대한 테러 위협도 높아졌다. 6월 사마와에선 자위대 차량 4대가 폭탄 테러를 당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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