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외화반출 공모계기로본 문제점|고양이에게 생선 맡긴"보안검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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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안전기업 (사장 황혜심·65) 소속 검색원들의 밀수결제대금 밀반출 공모사건은 김포공항 보안검색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드러냈다.
하이재킹방지를 위한 위험물 탐재와 외화·히로뽕 등 범법물의 밀반출을 예방하는 검색원들이 오히려 밀반출을 묵인하고 공문까지 했다는 것은「고양이에 생선가게를 맡긴 격.」
이번 사건은 무엇이든 가려내는 X선 투시기 보다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의 관리가 더욱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검거된 검색원과 밀수대금 운반책을 연결시켜준 인물은 홍콩밀수조직 사이에「서울 이사장」「김포통」으로 알려진 전한국안전기업직원 이종성씨(41·수배중·서울화양동9의22).
검색조장 김황수씨(37)와는 처남 남매 간으로 72년부터 79년까지 안전기업검색근무감독으로 근무했던 이씨는 검색원이 승객으로부터 돈을 요구했던 사건과 관련, 그만두었다.
이번 사건의 운반책 중국인 뇌상지씨(60)의 말로는 자신이 공항에서 밀수자금 등을 밀반출할 때 이씨가 끼어 들기만 하면 공항에서 막후공작을 펴 실패할 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5월8일 중국계홍콩인 용월교·오신가씨등 2명이 금괴4.9km(1천6백만원)을 밀반입 하려다 검거됐을 때도 서울지검남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았으나『통역만 해주었다』는 피의자 주장과 증거가 없어 2O일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중국말이 능통한 이씨가 국제밀수조직의 국내 고정책으로 보고있다.

<검색의 허점>
검거된 검색원들의 말에 따르면 X선투시기에 의한 관독은 50%정도밖에 신뢰할 수 없다는 것.
국제선 청사 출국장에 설치된 X선투시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수평으로만 방사돼 가방이 뉘어져 있으면 물건이 겹치게되고 투시기를 통과하는 화물이 혼잡하게 섞여있으면 관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검색원 신명철씨 (25) 에 따르면 이번의 경우도 뇌씨가 원래 일본인 관광객들이 골프세트를 투시기에 넣을 때 그사이에 돈 가방을 집어넣기로 돼있었으나 이씨가 나오지 않은 것을 안 뇌씨가 당황해 가방을 투시기에 넣었기 때문에 내용물이 확연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투시기의 방사범위가 제한돼 가방을 컨베이어벨트의 가장자리에 놓을 경우 감추어진 물건이 투시스크린에는 나타나지 않는 기계적 결함도 있다는 것.
또 검색 후 가방을 개봉하지 못하도록 붙이는 검색필증의 접착력이 약하고 크기가 작은 것도 허점의 하나.
접착력이 약해 투시대 통과 후 탐승객이 혼잡한 틈을 타 필증을 떼 가방을 열고 불법물을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접착력이 강하고 넓은 검색필증을 붙이고 있어 필증을 떼내면 가방에 흔적이 남고 항공사에서 수하물의「체크인」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검색원>
검거된 검색원들은 적게는 1천∼3천원, 최고 5만원의 사례비를 받고 밀반출을 눈감아주었다는 경찰에서의 진술은 충격적이다.
현제 검색원들이 안고있는 근무상의 애로점은 ▲불안한 신분 ▲계통없는 감독기관 ▲생계비 미달의 보수수존 ▲X선투시기의 방사선노출등 나쁜 근로조건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이 상용근로자여서 신분보장이 없어 불안해 하고있다.
보수수준도 74년 입사한 조장 김황수씨의 월급이 24만원선일 정도로 형편없이 낮다는 것등이다.
세관과 경찰 등 공항상주기관과 항공사 직원들도 업무에 마구 간섭을 해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 또 업무과정에서 X선투시기의 방사선노출이 허옹치를 넘는 경우가 많아 검색원들이 직업에 대한 애착이나 사명감을 갖기가 힘들다.
『김포공항이란 그렇고 그런 곳인데 일자리만 있다면 당장 이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이들의 푸념은 검색원의 처지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

<한국안전기업>
항공법의 폭발물 수송및 휴대금지를 위한 검색의 사용자부담규정에 따라 항공사들이 출자,71년에 설립된 검색용역회사.
국제선에는 검색1과,2과로 나뉘어 1과 57명은 경찰감독아래 3층 출국장에서 탐승객의 후대 수하물 검색및 신체검색을 담당하고있다.
또 2과는 세관감독 아래5개조로 나뉘어 2층 출국검사장에서 5명1조로 근무, 스크린에 이상한 물체가 나타나면 세관원에게 알려 개봉검색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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