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폐업하는 도오규호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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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 도오규호텔(회장계필석· 68· 양동8)이 개업 11년만인 9월1일부터 문을 담는다.
남산입구에 자리잡고 서울을 굽어보며 한때 초특급을 자랑하던 도오규호텔은 그동안 쌓인 적자와 새로 생긴 호화 딜럭스호텔들에게 밀려 폐업한다고 호텔측이 발표했다.
지하3층 지상25층 건물에 15∼23층까지 객실2백2실을 갖춘 이호텔은 71년10월 문을 열때만해도 서울에는 명동 로얄호텔이 갓 생겼고 구조선· 워커힐·우도호텔등 몇몇 고급호텔만 있었을정도. 따라서 일본인이 시설투자를 한 이 호텔은 비판도 많았으나 매머드호텔로 새명물이 됐었다.
72년 남북조절위 회담때 남북대표가 이 호탤2층그릴에서 연회를 가졌고 73년 「기시」 (안신개)일본전수상이 21층 VIP룸에 묶기도 했다.
이 호텔이 문을닫기까지는 사연도 많다.
호텔건물주는 건물관리회사인 이진흥과 국제화재회장인 이필석씨(전산은총재) 이고, 호텔대표자리도 이씨가 맡고있으나 실제경영권은 일본도오규 호텔측이 쥐고있다.
따라서 한국인인호텔대표가 일본인경영자로부터임대료를 받는 묘한관계가 분규의 불씨구실을 해왔다.
71년 문을열때 이화여은 도오규호텔로 부터순이익의 2O%롤 호텔임대료조로 받기로 계약했었다.
호텔개업직후는 영업이잘됐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었다.
건물주측은 가장 관람객이 많았넌 79년에는 최고 1억5천만원의 임대료를 받기도했다.
그러나 79년 「10·26」사태 이후부터 관광객이 줄자 호텔이 기울기 시각했다.
이바람에 그동안 누적된 적자가 16억7천만원, 이중 79년이후 3년간의 적자만도 9억2천만원에이른다고 호텔측은 밝히고있다.
장사가 갈 안되자 호텔측의 임대료지불이 부진했고 임대료 문제로 대립이 잦았다. 80년의 경우는 적자로 일화측은 임대료를 한푼도 못받았고, 지난해에는 겨우 8백여만원을 받았을 뿐이다.
이의 이회장은 일본인으로부터 11년간 받은 임대료는 8억원으로 사무실임대료에 비해 어림없이 적다는 주장.
이회강은 올해 예상수입 29억원중 10억원을 임대료로 요구하는한편 일본측에 업혀있던 호텔회장자리도 내놓겠다고 했다.
일회축은 지난해초에도 계약을 경신, 연간30만달러 (2억2천2백만원)의임대료를 요구했으나 제대로 받지못해 올해는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기위해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돈을 요구한것.
이미 80년부터 호텔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한 일본도오규측은 올해 예상한 임대료 3억원보다 훨씬 많은 이돈을 내놓을수 없어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도오규호텔이 문을 닫음에 따라 종업원 2백30명과 나이트클럽등 부대시절 총사원1백여명이 졸지에 일자를 잃게됐다.
한편 호텔이 페업하려면 서울시의 폐업허가를받아야하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객실확보를 해야한다는 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서울시가 폐업을 불허, 경영주체를 바꿔서라도 호텔업을 계속할것을 종용하고있어 호텔을 사무실로 개조할 계획인 일회측과 대립의 소지는 아직 남아있다.
일본도오뀨측은 S토건이 영동 테헤란로에 물색종인 새 호텔부지가 결정되면 다시 호텔경영에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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