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학교 영어캠프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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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관초등학교의 영어캠프에서 원어민 교사가 아이들에게 생활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방학은 학원 등을 다니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그러나 교육여건이 열악한 농촌지역에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런 가운데 교내에 영어 캠프를 열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시골 학교들도 있다.

○…"학원을 다니기 위해 차를 타고 전주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서 좋아요."

전북 완주군 상관면 상관초등학교 6학년 김나혜(12)양은 지난달 25일부터 학교서 실시하는 영어캠프를 다니고 있다.

5일까지 열리는 이 캠프에 나오는 학생들은 졸업반인 6학년생 40명. 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배운 영어 회화와 기본 어휘.문장을 복습하는 한편 내년에 중학교에 들어가 배울 문법과 단어, 문장 등을 배우고 익히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학교 측은 이 캠프를 위해 원어민 교사 3명, 영어 전공 한국인 교사 2명을 특별 초빙했다.

또 중학교 1학년 학습과정을 단계적으로 10개 단원으로 정리한 교재도 만들었다. 이 교재는 주변 타 학교서도 구입 요청이 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 영어 캠프는 학원을 다니려면 30~40분씩 버스 등을 타고 전주시내로 나가야만 하던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관초등학교는 이 영어캠프를 앞으로는 매년 여름.겨울방학 각각 30시간씩 꾸려 나갈 계획이다.

이경아 교사는 "이번 캠프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영어를 자연스럽게 잇는 다리 역할을 해 학생들의 실력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 용성중은 지난달 25일부터 2주 동안 영어 캠프를 열고 있다. 이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은 1~2학년 40여명. 이들은 원어민 교사인 앨버트씨와 이 학교 김현영 교사와 함께 오전 8시50분부터 하루 4시간씩 공부를 하고 있다.

수업은 학생들이 생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회화 실력, 영작 실력 향상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루함을 덜고 흥미를 끌수 있도록 요리책 만들기, 창작 이야기 꾸미기 등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짰다.

'영어 특성화 교육의 산실'로 유명한 이 학교는 학생 12명을 선발해 캐나다 밴쿠버 중학교에 3주일 동안 해외 어학체험 연수를 보냈다.

용성중은 학기 중에는 매일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 EBS 생활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30분씩 시청하도록 하고 있다. 또 빈 교실에 '잉글리시 존'(English Zone)을 설치해 그림카드, 소설, 잡지 등 각종 영어 자료를 비치하고 비디오를 상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출입할 수 있으며, 수행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또 특기적성 교육으로 바이올린 40대를 마련해 '1인 1악기'를 습득하도록 하고 있으며, 교내 골프연습장을 마련해 무료 골프 교실을 열고 있다.

강정자 교장은 "학생들이 세계화 시대 주역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방학 중 캠프가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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