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단번에 못 잡으면 더 강해진다|전문가들에게 들어본 「생태와 구제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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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한조사는 서울 신반포의 어떤 아파트의 경우, 총1백8가구가운데 바퀴벌레가 없다는 집은 하나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잘된 난방설비와 도시의 가옥구조, 음식찌꺼기의 증가, 음식폐기물의 처리소홀, 거기에 바퀴의 생태특성이 한데 어울려 주택에는 물론 사무실·창고·음식점이나 여관등 어디서나 바퀴벌레가 판을 치고 있다.
살충제를 뿌리는 등 집집마다 바퀴구제에 열을 올리고는 있으나 없어지지 않는 다는게 많은 주부들의 하소연이다
바퀴의 생태와 효과적인 구제법을 국립보건연구원 매개곤충과 이한일과장과 바퀴살충제재조원인 한국존슨(주)제품과 금진수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생태>
약4억 년을 형태적인 변화 없이 살아온 바퀴는 현재 약 4천 종이나 되지만 대부분은 옥외 서식성이고 30여종만이 가옥 안에 살아 위생상 문제가 되고 있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는 9종이 발견되고 있으며 독일 바퀴 등 4종이 가주생바퀴.
크기는 1∼4cm정도이며, 생활사는 알→유충→성충으로 발육한다.
알은 30∼50개씩 산란되는데 알주머니를 꼬리에 달고 다니다 으슥한 곳에 떨어뜨린다. 여러 차례 허물을 벗으면서 2∼3개월만에 성충이 되며 수명은3∼4개월 정도.
일생동안 4∼5차례 산란하므로 암놈 한마리는 모두 2백개전후의 알을 낳는 셈인데 부화울은 90%정도다.
바퀴의 특징은 ①준복성②야항성③군거생 ④잡식생 ⑤우주항생(틈사이로 도망가는 성질)으로 요약된다.
바퀴는 건물 안에 먹이를 구할 수 있고 적당한 온도 (섭씨25∼30도정도)가 유지되는 어두운 곳이면 수십 마리씩 모여 있다가 밤이 되면 몰려나와 민활한 활동을 한다. 바퀴의 서식환경중 습도는 큰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다.
일본에서의 조사결과를 보면 싱크대밑 하수관부근 모서리에46%, 가스테이블 밑의 그릇 넣는 곳에 24%, 찬장이나 장식장 뒤 16%, 냉장고 뒤나 밑에 14%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부엌의 빅틈, 서랍밑, 라디에이터, 화장실이나 보온밥통 밑의 스펀지 속에서도 발견된다.

<피해>
이질바퀴와 같은 대형바퀴는 잠자는 어린이를 물어 상처를 입히고, 자극성물질을 분비하여 피부병이나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바퀴분에는 돌연변이성 물질과 발암성 물질도 미량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바퀴는 병원성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매개시킨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 장티푸스·이질·콜레라·간염·결핵·회충·파상풍등의 병원체를 발끝이나 체모에 묻히고 다니다가 음식물에 옮겨 놓는 것이다.

<구제>
바퀴가 서식하기 쉬운 곳을 정기적으로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 특히 음식물이나 기름기의 얼룩이 남아있지 않도록 말끔히 지워야한다. 그리고 외부에서 침입하지 앉도록 조심하는 일이다.
특히 바퀴가 없는 가정은 의부 배달용기 등에 묻어오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외부에서 유입된 성충이 번식하기까지는 빨라야 2∼3개월이 지나고 부터다.
적극적인 바퀴구제를위해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이 살충제때 의한 방법이다.
살충제가 갖춰야 할 요건으로는 살충효과와 침투성이 강하고 잔존효과가 크며, 바퀴를 쫓기보다는 죽이는 것이어야 한다.
시판되는 살충제는 스프레이형과 종이덫의 두가지 타이프가 대부분이다. 종이덫은 끈끈이를 칠한 위에 바퀴유인제를 뿌려 냄새를 맡고 폴려든 바퀴가 그대로 끈끈이에 달라붙도록 한것. 스프레이형의 주성분은 DDVP와 베이곤. 여기에 알콜(또는석유)·LPG·약간의 향료가 첨가된다.
살충액이 바퀴의 발바닥에 닿게되면 그 액이 침투되어 신경을 죽여서 바퀴가 죽게되는 것으로 냄새에 취해 죽는 것이 아니다.

<분무요령>
①바퀴전용 살충제를 선택하여 충분히 흔든 후 용기를 세워서 분사한다. 흔들지 않으면 가스나 약효없는 특정 성분만 먼저 분출되기 때문이다.
②바퀴가 모여 있을만한 곳이나 지나 다닐만한 통로에 액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많이 뿌린다.
③뿌린후 약효 지속기간은 1주일정도이므로 그 사이 지저분하다고 바닥을 걸레질 하지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바퀴가 언젠가 기어다니다가 발에 약을 묻혀 죽게 된다. 1주일 후 다시 한번 뿌리고 그 후는1∼2달에 한번씩 뿌린다.
대개는 약을 뿌린 후 조금 있다가 걸레로 닦아내는데 냄새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므로 오히려 바퀴를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
이밖에 빵가루나 밥·멸치가루에 농약이나 붕산을 타서 바퀴가 다니는 길목에 놓는 방법이 있으나 위험하고 속효성도 없다. 바퀴는 단번에 잡지 않으면 약에의한 내성이 생기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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