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도시 광양, 문화·예술 용광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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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광양에서 열리는 전남도립국악단의 ‘판페라 이순신’ 공연. [사진 포스코 광양제철소]

철(鐵)의 도시인 전남 광양에 문화예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남도립국악단은 21일 오후 7시 광양 백운아트홀에서 판페라 이순신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전통 판소리에 오페라를 가미한 판페라에는 100여 명이 국악 관현악 반주에 맞춰 공연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이 전남 동부권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초청한 이색 예술 이벤트다.

명량해전 당시의 감동을 표현한 바이올린과 첼로의 선율이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여수엑스포 때 초연됐던 공연의 감흥을 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광양제철은 21일까지 백운아트홀 로비에서 대규모 미술작품 전시회도 열고 있다. 지난달 광양시가 주최한 ‘제3회 선샤인 사생대전’에서 입상한 작품 76점이 전시 중이다. 철강의 도시로만 알려진 광양 특유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광양은 1981년 광양제철소가 들어서기 전까지 남도를 대표하는 곡창 지대였다. 전남에서 두번째로 높은 백운산(1218m)에서 시작된 물이 광양만에서 만나 장관을 이룬다. 광양제철은 철의 도시로 알려진 광양에 문화예술의 붐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수시로 연다.

 지난 18일에는 삭막했던 도심 주택단지를 정원처럼 바꾸려는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포스코 직원들과 주민들이 사는 백운 그린랜드의 나무들을 활용해 수목원처럼 분위기를 꾸몄다. 느티나무나 왕벚나무 등 29종의 나무와 꽃에는 유래와 특징을 새긴 팻말이 부착됐다. 백승관 광양제철소장은 “문화예술 행사 외에도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 곳곳을 스토리가 있는 수목원으로 가꿔 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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