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소년축구 어느 쪽이 이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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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과 북의 몸들이 마주 부딪치는 격렬한 승부경쟁, 남북한축구대결이 12일하오9시40분 (한국시간) 싱가포르의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제23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동부지역예선의 준결승.
어느 편이나 지면, 동·서부 상위2개팀이 벌일 4개국 최종결선에 나가지 못하고 동시에 내년의 제4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멕시코)출전의 기회도 날려버리게 된다.
특히 한국팀으로선 79년(동경)과 81년(호주)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아시아대표 (수위) 로 연속 출전했던 명예가 크게 손상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대회출전권여부보다 국민감정상 북한과의 스포츠대결은 필승을 성취해야하는 최대관심의 이슈다.
이번 대회에서의 승부의 향방은 속단키 어려우나 지금까지의 상대적인 전적으로 보아 한국이 다소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있어 불안한 상태다.
북한은 10일 필리핀전을 남기고 있으나 일본을 5-0, 태국을 4-1,그리고 인도네시아를 l-0으로 물리쳐 3전전승에 득점10, 실점1골로 A조 수위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은 서전에서 중공에 2-0으로 패한 후 말레이지아를 6-0, 홍콩을 6-1, 싱가포르를 6-0으로 물리쳐 3승1패에 득점18, 실점3골로 B조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남북한축구의 대결은 항상 정신력이 크게 작용, 한국은 중공에 당한 뜻밖의 패배에 위축될 수 없고 북한도 자만할 입장이 아니다.
78년 제21회대회 (방글라데시)때도 한국은 연장을 포함한 1백분간의 경기에서 다소 열세였으나 끝내 득점 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6-5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북한은 항상 이 대회에 연령초과 선수를 출전시켜 비열한 승리를 꾀해 왔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
한국팀은 작년까지의 최순호와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없으나 공수에 걸쳐 선수 전원이 고른 실력을 갖춰 팀플레이가 견실한 것이 장점이다.
더구나 북한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하향세. 인도네시아와의 3차전에선. 수차례의 실점위기를 겪는 고전 끝에 신승했다.
반면에 한국은 컨디션이 상승일로의 대조를 보이고 있다.
중공의 수준향상은 명백한 사실이나 한국이 중공에 패한 원인중엔 현지로 가던중 비행기가 태풍에 휩쓸려 선수들이 극심한 피로에 빠졌던 점이 있다.
분단후 남북한 첫 축구대결은 76년 방콕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의 준결승. 이때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하다 후반들어 GK 함영준이 북한선수에 부딪쳐 쓰러진 사이 골을 잃어 1-0으로 분패했다. 이 경기의 주심 「누르」 (말레이지아)는 후에 오심을 이유로 징계 당했다.
78년 방글라데시 대카에서의 두번째 대결에서는 한국이 설욕, 이번에 1-l의 균형이 깨어질 판이다.
한편 국가대표팀끼리의 대결에선 78년 방콕 아시안게임결승 (0-0 공동우승)에 이어 80년 아시안컵대회 준결승(쿠웨이트)에서 한국이 2-1로 역전승, 한국이 1승1무로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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