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대학생이 본 「결혼와 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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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의 남녀대학생들은 결혼전 순결문제에서 여성이 압도적으로 순결을 강조하는반면 남성은 일부만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순탄한 결혼생활의 조건에는 남녀모두가 사랑을 제일로 꼽고, 성생활의 조화는 6번째의 조건으로 들고있다. 또 많은 남학생들이 충동에 의해 성관계를 갖게 되는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는연세대 영자신문사가 최근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등 4개대학생 1천75명(남학생 5백66명, 여학생 5백 9명)을 상대로 「대학생들의 결혼과 성에대한 태도」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또 대학생들이 맞벌이를 원하는 비율은 전체의 80%나 되는 높은 것이었다.
특히 여학생들이 남학생의 67%보다 휠씬 많은 90%나 맞벌이를 원해 강한 사회참여욕구를 반영했다.
지난79년 경희대학팀의 조사에서는 응답여학생의 60%만이 맞벌이를 원했었다.
대학생들은 여자의 결혼적령기를 24∼25세로, 남자는 28∼29세로 보고있으며 행복한 결혼의 요소로는 남녀대학생 모두 사랑(41%)을 1위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풍요 (16%),성격조화 (15%),건강 (10%),성장과정의 유사성(6%),성생활(5%)순이었다.
한편 국제결혼에 대해서는 반대53%·찬성43%로 반대가 조금 많았으며, 그이유로는 25%가 2세문제를 들었고 다음이 문화적 차이에 의한 불일치(20%)였다.
혼전순결문제에 대한 여학생의 78%는 혼전순결을 지켜야한다고 응답했으나 남학생은 단지 15%만이 이를 중요시해 다소 의외의 대조를 보였다.
설문조사 대상자들중 성경험이 있는 사람은 남학생이 33%인 반면 여학생은 3%였다.
성경험의 첫대상자로는 남학생의 애인(36%),윤락여성(33%),친구(15%) 순이었고 여학생은 친구 (29%), 애인 (24%), 친척(12%)순.
또 첫관계의 주된 동기는 남학생이 성충동에 의한것 (35%),호기심 (24%), 사랑 (l8%) 이라고 대답했으며 여학생은 사랑(25%), 호기심(19%), 충동(13%)의 순이었다.
평소 성적충동을 느낄 경우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남학생은 자위 (36%), 자제한다 (35%) ,취미생활로 이를 극복한다(10%) 고 말하고 있으며 여학생은 자제한다(56%),취미생활(25%),자위 (9%) 의 순으로 응답했다.
성욕이 일어날때 행동으로 옮기지않는 이유로는 여학생의 경우 행동으로 옮기고 싶을 정도로 심하게 느끼지않는다(45%)가 가장 많은 반면 남학생은 이를 해결할 마땅한 상대가 없다(33%)가 주원인.
다음은 남학생이 죄책감때문(22%), 결혼전까지는 순결을 지키기위해(18%)순이며 여학생은 순결을 위해서(31%), 죄책감 (11%)순으로 나타났다.
키스경험은 남학생이 전체60%, 여학생은 20%으로 나타나 전체학생의 4O%가 키스를 경험한것으로 나타났다.
남녀학생 모두 키스상대자로는 애인이 가장 많고 (남51%·여55%)다음이 친구(남28%·여29%)었다. 그 다음으로는 윤락여성 (8%·남학생의 경우),학교선배(9%·여학생) 등이다.
또 윤락여성에 대해서 남학생의 57%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여학생은 16%만이 이를 「허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시험관아기에 대해서는 남녀학생이 모두 비슷하게 부정적인 입장이며 3분의1정도만 「경우에 따라서 허용할수 있다」고 답했고 인공중절에 대해서는 남학생이 오히려 여학생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 60%정도가 이를 찬성한 반면 여학생은 20%만이 찬성하고있다.
이밖에 「결혼전 상대방이 성경험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도 결혼할 수 있느냐」 는 질문에는 남학생쪽이 오히려 관대해 50%가「그럴 수있다」고 응답한데 비해 여학생은 단지 10%만이 「사랑한다면 문제삼지않고 결혼하겠다」고 응답했다.
연세대영자신문의 지도교수 금형렬교수(행정학과)는 『조사결과 요즈음의 대학생들은 아직은 성에대해 보수적인 면을 보이고 있지만 적극성을 띠고 이를 다루려는 모습이 예전보다는 강하게 표출된다』며 『특히 여대생들이 결혼문제에 있어 여성지위를 남자와 동등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장』이라고 지적했다.<예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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