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드라마는 '로맨틱코미디로 통일중'[MD기자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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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지선 기자] '옥탑방 고양이', '파리의 연인', '풀하우스', '1%의 모든 것', '원더풀 라이프', '건빵선생과 별사탕',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형수님은 열아홉', '열여덟스물아홉', '러빙유', '오 필승 봉순영', '상두야 학교가자', '쾌걸 춘향', '온리유' 등 최근 몇년 동안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이 방송가를 장악해 왔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 대표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표방했던 MBC TV '내 이름은 김삼순'이 '삼순이' 열풍을 일으키며, 올해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로 등극했다. 그 바통을 이어가는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와 이에 맞서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스페셜 '루루공주' 역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 로맨틱코미디는 최소한 TV에서 '진행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8월 말에 MBC 월화드라마 '변호사들'에 이어 방송될 '비밀남녀'와 KBS 월화드라마 '그녀가 돌아왔다' 의 후속작 '웨딩'도 모두 기본설정은 로맨틱 코미디. 덕분에 올여름 브라운관은 로맨틱 코미디물로 대부분 채워지게 됐고, 시청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 내내 채널을 돌려가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를 반길 일만은 아니다. '연예인 신변잡기' 토크쇼라고 그토록 욕을 해도 성한 TV 오락토크쇼처럼 이제 드라마는 젊은 연기자들의 티격태격 사랑놀음을 지겹도록 봐야하는 것 . 현실 속에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내기에는 로맨틱 코미디에 한계가 많다. 사랑과 코믹을 적절히 버무린 웃음 뒤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현실이 얼마나 되나. 아무리 로맨틱코미디에 '판타지성'도 있다고 하나 상상만으로는 현실을 볼 수 없기에 드라마를 보고 나면 낄낄대는 웃음 뒤에 허허로움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는 늘 한 가지씩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다거나 단점을 지니고 있는 여주인공이 등장, 전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상대의 남자와 티격태격한 끝에 결국은 사랑을 이루게 된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김선아), '온리유'의 차은재(한채영), '파리의 연인'의 김태영(김정은), '옥탑방 고양이'의 남정은(정다빈) 등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이 모두 그러했고, 새롭게 시작하는 '루루공주'의 고희수(김정은)와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의 김근영(최강희)도 마찬가지다. 단지 출연진만 다른 엇비슷한 스토리에 시청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돌아서기 전에 드라마 제작진 스스로 눈을 돌렸으면 한다. 이럴때일수록 '패션'과 '부활'이 더욱 값져보이기까지 한다. [27일 새롭게 시작한 로맨틱 코미디물 MBC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왼쪽)와 SBS의 '루루공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안지선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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