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통폐합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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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상공부는 기아산업과 동아자동차를 억지로 합병시키지 않는 대신 동아자동차에만 허용했던 특장차 생산을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이로써 자동차 통폐합은 원점으로 환원됐다. <관계기사 4면>
김동휘 상공부 장관은 26일『「2·28 자동차공업 합리화조치」(81년)에 따라 기아산업과 동아자동차의 통합을 추진해왔으나 자율적 합의에 의한 통합이 어렵고 설사 통합이 이루어진다 해도 여러 문제점이 예상되므로 당초 방침을 바꾸어 합병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 대신「2·28조치」에 따라 소방차·믹서트럭·탱크로리(유조차)·BCC(벌크 시멘트 캐리어=시멘트 운반차)등 동아자동차가 독점 전문 생산해 오던 4종의 특장차를 동아 측이 통합에 반대했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 업체도 생산할 수 있도록 26일부터 자유화하기로 했다고 김 장관은 말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2·28조치」이후 ▲현대자동차와 새한 자동차는 승용차·대형버스 ▲기아(아세아자동차포함)는 중소대형트럭·중소대형버스·방산용차량 ▲동아는 특장차·대형버스 ▲거화는 민수용 지프의 생산체제를 유지해왔으나 현대·새한·기아가 특장차를「2·28조치」전처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합병이 실패로 돌아갔으나 기아는 정부의 합병방침에 따랐고「2·28조치」로 승용차 생산을 포기하게 되었으므로 전문화된 중소형 버스와 트럭의 전문 생산업체로 계속 남을 수 있게 됐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상공부는 생산이 자유화된 4종의 특장차에 대해서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를 위주로 생산이 허용되지만 대우 중공업·삼성 중공업도 생산에 참여할 것을 주장, 정책적인 검토를 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생산중인 특장차 1백 63종의 81년 매출액이 6백 52억 원이고 이중 자유화된 4개 차종이 45%인 2백 95억 원에 이르고 있어 특장차의 시장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공부는 자동차투자조정의 일단락에도 불구하고 기아·동아의 향후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정상경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자율 통합되는 방향으로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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