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올해 국제 인도상 받은 이태영 대구대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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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 혼자 한 일이 아닌데 이런 영광이 주어져 오히려 부끄러운 느낌입니다. 저와 같이 일하는 우리학교 7백여 교직원들에 대한 격려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미 정부가 주는 82년도 국제 인도상(World Humanitarian Award)을 받은 대구대 이태영 총장(53)은『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이 총장이 21일 수상한 국제 인도 상은 1925년 미 오클라호마주 정부가 제정한 것.
세계 각국에서 맹인·농아·지체부자유자·나환자 등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공로가 큰 사람에게 수여하는 강이다.
현재는 미연방 정부에 넘겨져 연방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여되며 지금까지 상을 받은 사람이 3O명 미만.
이 총장의 수상은 현 대구대의 전신인 대구 맹아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 총장의 아버지 이영직 목사가 지난 46년 설립한 특수학교.
이 총장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장애자들을 위한 교육사업에 헌신한 공으로 이번 상을 받게된 것이다.
『우리 나라는 장애자들을 위한 특수교육진흥법이 3년 전 제정됐습니다. 그러나 일반 아동의 취학률이 99%인데 비해 특수아동들의 진학률은 현재 l%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우리 나라의 장애자 복지는 아직도 원시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 총장은 특수학교의 확충 없이는 진정한 복지사회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로 집이 없이 장애자 복지시설인 학교 구내「빛의 집」에서 농아자·맹아자 등 지체부자유자 70여명과 함께 살고 있는 이 총장은『하루라도 그 아이들을 보지 못하면 불안해 함께 산다』며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대구대 산하에는 맹아들을 위한 초·중·고 과정인 광명학교와 농아들을 위한 영화학교·점자도서관 등 심신장애자들을 위한 10여 개의 학교 및 부대시설이 있다. 특히 점자도서관은 전국 맹학교 점자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53년 동경공학원대를 졸업, 동경 교육대에서 3년간 맹심리 연구를 했다.
현재 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특수교육 분과위원장도 맡고 있다.
부인 고은애 여사(52)와의 사이에 3남 1녀.

<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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