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식 아유르베다 건강법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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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요즘 목욕용품 전문점에 가면 아유르베다 응용 제품들이 자주 눈에 띈다.아유르베다를 앞세운 마사지나 비만 치료 클리닉도 국내에 등장했다.

아유르베다는 5천년 전부터 전해진 고대 인도의 의학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생명의 과학'이라는 뜻이다. 이 의학의 가장 중요한 교과서(Caraka Samhita)가 저술된 것은 기원전 200~400년 사이로 추정된다.

아유르베다는 20세기 초까지 인도의학의 주류였다. 그러나 영국 식민지 시대에 서양의학이 들어오면서 고사상태에 빠졌다가 1980년 이후 부활했다. 지금은 인도는 물론 미국.유럽 등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인도엔 6년제 아유르베다 대학들이 많이 있고 미국의 초프라센터(캘리포니아주)에선 암환자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이 요법은 빈혈.관절염.기관지 천식.과민성 대장 증후군.변비.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천의대 길병원 통합의학센터 이성재 교수는 "아유르베다 의사는 현대 의학과 달리 환자가 어떤 질병을 가졌는지에 관심이 없고 환자가 어떤 체질을 가졌느냐에 중점을 둔다"며 "환자의 체질은 바타.피타.카파 등 세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조언했다.

아유르베다 의사들은 환자의 맥박.혀.눈.손톱 등을 주의 깊게 살핀다.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알아낸 후엔 음식.운동.의학적 치료에 들어간다.

음식치료(아하라)는 환자의 체질에 맞는 음식과 식사습관을 처방하는 것. 이때 정제식품.냉동식품.튀긴 음식.식품첨가물 등을 철저히 배제한다.

운동치료(비하라)는 요가.명상.바른 일상생활 행동지침 등이 주 내용이다. 이를 통해 각자의 체질에 맞는 심신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의학적인 치료(아우샤디)는 대개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쇼단)에선 인체의 독소와 불순물을 제거한다. 생약.향유를 사용해 각종 독소를 피부.장 등 인체의 구멍을 통해 배출시킨다.

2단계(샤먼)는 완화와 경감이다. 질병치료의 영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며 요가.명상.호흡요법.허브 등을 동원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격렬한 치료과정을 견딜 수 없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3단계(라사이아나)에선 원기가 회복된다. 허브.미네럴요법과 요가.호흡 등 운동요법을 통해 청소가 다 된 신체의 내적 능력이 회복되도록 돕는다.

4단계(사트바자야)에선 정신.영혼을 회복시킨다. 좀 더 깊은 명상요법을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감정적 고통을 제거해 정신이 더 고차원적인 생각과 기능을 할 수 있게 한다.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센터 전세일 원장은 "아유르베다 의학에선 전염병.유전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질병은 인체에 축적된 체내 독소로 인해 생긴다고 본다"며 "균형감각.자연 치유력.섭생법 등을 중시하며 체질에 따른 건강 관리.치료를 하는 것은 한의학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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