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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음식] 5월의 별미 완두콩밥에 꽃게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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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5월은 낮이 길어지고 기온도 적당해서 바깥에서 많이 활동하게 된다.'가정의 달'이어서 가족.친척들과의 만남도 잦아진다. 이달엔 산.들.바다에서 나는 계절 식품으로 식단을 차려보자.

'이달의 식탁'엔 푸른 완두콩이 박힌 완두콩 밥을 올린다. 기본 반찬은 꽃게.채소를 넣고 끓인 맑은 꽃게탕과 김치.깍두기. 여기에 쇠고기 찹쌀구이와 죽순 마늘쫑 나물을 추가한다.

봄에 나는 햇죽순과 마늘쫑을 볶아서 만든 나물을 식혀 두었다가 식탁에 올리면 환영받는다. 씹히는 맛이 일품인데다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의료원 국가시험원 이경신 박사는 "완두콩은 다른 콩들에 비해 티아민(비타민B1).리보플라빈(비타민B2).나이아신 등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며 "모두가 봄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서해에서 잡히는 꽃게는 5월의 별미다. 꽃게탕을 끓이려면 꽃게의 껍데기를 솔로 문질러 씻고 등딱지를 뗀 후 몸통.다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이어 냄비에 물을 넣고 고추장 양념을 풀어 한소끔 끓인 후 꽃게를 넣어 끓인다.

거품은 수시로 걷어 내고 애호박과 청.홍고추, 건홍고추를 넣어 팔팔 끓인 뒤 먹기 직전에 쑥갓을 올려 상에 낸다. 아이들을 위해선 자극적인 고추장 양념보다 된장을 묽게 풀어서 끓이는 것이 좋다. 간장게장은 봄철에 입맛을 잃은 성인들의 식욕을 돋워준다.

쇠고기 찹쌀구이는 얇고 넓게 썬 쇠고기 안심을 양념에 살짝 재워 두었다가 찹쌀가루를 양면에 발라서 달구어진 팬에 구워 낸다. 이때 당근채.무순.팽이버섯 등을 얹어 돌돌 말아 만든다. 쇠고기가 주 재료이나 시원하게 먹을 수 있고 보기도 좋으므로 손님상으로 권할 만하다.

◆생애 주기별 음식=유년기 어린이에겐 닭안심 채소말이를 추천한다.편식하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를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게 장점이며 단백질도 풍부하다.

조리법은 쇠고기 찹쌀구이와 비슷하다. 닭안심을 얇게 저며 소금.후추 간을 하고 밀가루를 살짝 뿌린 후 채 썬 채소를 보기 좋게 놓고 둘둘 말아 팬에 구워 내면 된다. 속에 치즈를 넣으면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다만 열량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억해야 한다.

청소년에겐 입맛을 살려주는 해물 스파게티를 권장한다.

성인을 위해서는 전통 한그릇 음식인 궁중 비빔밥을 추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혜련 박사는 "비빔밥엔 여러 식품이 골고루 들어 있어 한 그릇만 먹어도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며 "세계의 많은 영양학자가 비빔밥을 훌륭한 건강.장수음식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노인들에겐 석가탄신일이 있는 달에 즐겨 먹는 절기 음식인 '어선'이 권장됐다. 흰살 생선을 넓게 포로 뜬 뒤 쇠고기.버섯을 넣고 말아서 쪄낸 뒤 겨자 장을 찍어 먹는다.

육류보다 씹기 편하고 소화.흡수가 쉬우며 열량이 낮기 때문에 노인에게 좋다. 노인이 친구를 초대하거나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가족 모임에서 어선을 내놓으면 예를 갖춘 상차림이 된다.

5월은 우리 생애 주기 중 청소년기에 해당한다. 청소년기는 몸과 마음이 성숙해지며 키가 눈에 띄게 자라는 시기다. 남자는 골격과 근육이, 여자는 피하 지방이 증가한다.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애랑 교수는 "청소년기에 충분한 식사와 운동을 하면 체내에서 단백질이 더 많이 합성돼 성장.성숙을 완성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은 운동 부족.공부 스트레스.영양 섭취 불균형.아침식사 결식 등으로 인해 아주 열악한 건강 환경에 놓여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 결과 과거보다 체격은 좋아졌으나 체력은 오히려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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