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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사회개혁주장 일제말 호남서 득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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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북금제 김산사입구 저수지옆의 증산 법종교교당.
무악산을 바라보는 한옥 2층의 교당은 한때 번창했던 증산교의 낙조를 숨쉬며 한적한 시골풍경속에묻혀 오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법종구교당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원불교의 원평교당이 있다.
증산 강일정과 소태산 박중빈대 종사가 참교한 증산교나 원불교는 다같이 천도교의 동학사상에 맥락을 같이하며 호남지역에서 대두된 민족종교다. 동학을 선두로 비운의 구한말과 일제식민통치라는 불행한민족적 상황속에서 탄생한 이들 민족종교는 하나같이 징신·민즉·사회개혁을 부르짖었다.
증산의 천지공사론이나 소태산대종사의 정신개벽 주장은 모두가 속학의 「후천개벽사상」 과 같은 강력한 사회개혁 의지의 표현이었다고볼수있다.
일제말기에는 60여개 교파로까지 분파,무악산을 중심한 호남일대에강당한 교세를 뻗쳤고 일부 교파는 사이비 신흥종교화하는 경향까지 보였던 증산교.
현재 증산교는 증산진법회·대극도·법종돈·구보천오등의이름으로 「개정도의 교파가 난립, 서로가「정통」임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문공부 등록교단은 부산에 부를둔 태극도뿐이다. 따라서 증산교과의 교세는 아직 통개가 없다.
그러나 근래 동학사강의 새로운 조명과 함께 증산사상연구회(회장배용덕)가 발족돼 증산사상의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학자들의연구를 중심한 논문집인 『증산사상연구』를 제7집까지 간행했다.
증산교를 일으킨 강일정은 출생부터가 동학혁명의 발생지인 전븍고부었다. 금산사 미륵불상에 임한구천상제의 제1현신인 동학의 수운대진사가 세상을 떠난후 다시 강림한 상제의 현신으로 1871년11월9일 출생했다는 증산은 『수운이 동세 (난세) 를 맡았고 나는 정세 (태평세강)를 맡았다』 고 선언, 천지공사와 해원, 상생공사를 통한 사회개혁을 주장했다.
증산교의 종지인 전지공사란『인사에는 기회가 있고 천시에는 춘하추동의 운행과 같은 도사가 있으니 이를따라 천지를 개혁해 나가자는것』 이다.
도탄과 겁재에 빠져있는 곤명과 인명을 달리 구제, 각자 안락을 누릴수 있는 무한의 지상선경건설을표방한 증산교는 모든 부조리및 상극의 개벽을 「해원과 상생의 윈리」로 이룩하려했다.
인간해방을 지향한 증산의 해윈사상은 이복기초라는 태초「무」 의상태를 구극의 도로 삼으며 『한사람이라도 원망이 차있으면 천지공사가 아니다』 라고 단언했다.
상생공사는 상극을 상생으로 바꿀때 불평등은 평등이 되고 악은 선의 봉노로 바뀐다는 일종의 초극개역이다.
천·지·인의 갱생을 강조하면서 물질문명을 개벽, 물심일여의 문명건설을 내건 증산교는 동학혁명의 실패로 의기소침했던 민중들의 개혁의지를 크게 북돋우면서 한일합방전후 호남일대에서 한동안 위세를 떨쳤다.
반봉건적 민주화를 의친 간학의 사회개혁사상은 증산교와 원불교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증산은 스스로 자신을『수운의대선생』 이라 했고 윈불교 역시 천도교를『형님종교』로 인정해 오고 있다. 물론 각기의 종교적 힙장에서는 서로가 연원과 계통을 달리한다는 주장도 없지않으며 특히 천도교는 관계를 부정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 민족종교는 당시의시대적 사명인 민즉근대화의 의지를 중앙 엘리트 선각자들과는 달리지방을 중심으로 민중속에 깊숙이 확산시켜나갔다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을 갖는다고 볼수있다.
이들 3개 종교는 창오의 연대차는 있지만 혼히 알려진대로 유교·불교·도교의교리및사상을 수용한 자주관과 역사관·인간관을 갗는다.
우선 동학외 우주관및 역사관은유가적인 「지기론」 과 도가적인 「무위이화론」으로 압축된다. 수운대신사가 주장한 지기론은 『지기란 기도 이도 아니며 유심이나 유물로도 실명할수없는 우주만유의 근윈이며우주에 편안한 무궁의 조화능력을 가진 일원적 존재』라는 것이다.
주기,주리세로 대립해온 조선조성리학의 이기론을 떠나 능심,능물,능동,능정의 모순 일치한 지기를 우주의 근원으로 파악한 동학의 우주관은 『주역』 의 태극사강과 통한다고 볼수있다.
노장사상을 원용한 동학의 무위이화론은 『모든 사물과 현상이란 만유의 근원인 「무」 의 자율적 창조작위에의해 협성, 변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천도교는 현상계의 긍정인 「기연」 과 실상의 추구에서 오는 부정인 「부연」을 거쳐 만사지에도말한다는 부연기연의점·반·합적 신구교체 과정과 율생을 갖는 우주만유의 무위이화를 역사원리로보며 그 구경을 지상신선의 「무위이화적 사의」 라 한다.
동학은 천도족 무위이화의 대도임을 천명,인간이란 무궁한 이상사회를 지향하는 무한한 문화창조의 주인공으로 본다.
동학의 인간관은 이어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협동정신을 강조하는 「동귀 체세」새생활이념으로 주장한다.
이같은 간학사상을 배경으르한 정신·만즉·사회개혁의 천도교 3대개벽운동은 강일정·박중빈등의 민족종교 창시자들에게도 핵심적인종교사명이었다. <계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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