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캐리비안베이 안전리더 박재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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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의 박재범(34.사진) 대리에게 여름휴가는 불가능한 꿈이다. 여름철이면 하루 1만명이 찾는 물놀이시설 캐리비안베이의 '라이프가드(수상안전요원) 리더'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만6000평의 시설 곳곳에 배치된 150명의 안전요원들을 지휘하며, 고객들의 안전을 살핀다. 1996년 캐리비안베이가 문을 열 때부터 일해온 그는 국내 '라이프 가드'(수상안전요원) 1세대중의 한사람이다. 과거 수상안전요원은 수영코치가 겸하던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캐리비안베이가 생기면서 전문 자격을 갖춘 라이프가드가 정식 채용되기 시작했다.

수영선수 출신인 그는 '수상안전요원 강사 자격증', '워터파크 전문 지도요원 자격증', '스킨스쿠버 마스터 자격증' 등 인명구조와 관련한 여러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라이프가드는 말 그대로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다. 안전요원들에게 이런 자부심과 프로의식을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 대리는 매일 개장 2시간 전 안전요원을 지도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해병대에 버금가는 신체 훈련은 기본이고, 100여가지 상황을 가정해 만든 시나리오별 응급처치 실습을 시킨다. 안전요원의 40% 가까이가 여성이지만 훈련의 강도는 셀 수 밖에 없다. 생명과 직접 관련된 안전요원의 업무는 긴장의 연속이다.

지난해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실종돼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물에 빠지지나 않았을까, 박대리 등 안전요원 모두가 동원돼 8시간 넘게 찾았다. 결국 건물 밖 셔틀버스 정류장에 편안히 앉아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얼마나 긴장했던지 박대리는 몸살이 나서 다음날 결근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년간 이렇다 할 큰 사고 없이 손님들의 안전을 지켜왔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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