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25번, 복수정답 인정하기로 잠정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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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출제 오류 논란이 제기된 영어 영역 25번 문항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복수 정답을 인정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당초 보기 4번을 정답으로 발표했으나 수험생·학부모·교사 등의 이의 제기가 이어짐에 따라 보기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본지 11월 17일자 10면>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오류 논란이 나온 다른 문항과 달리 영어 25번 문항은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상식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다른 문항은 전문가 자문을 받아봐야겠지만 영어 25번은 복수 정답으로 인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가원이 실무위원회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최종 오류 판정을 하게 되면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문항은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에 관한 그래프를 보여주고 틀린 설명을 고르라는 문제다. 평가원은 e메일 주소 공개 비율이 2006년 29%에서 2012년 53%로 증가한 그래프에 대해 ‘2012년 비율이 2006년보다 3배 높다’고 한 4번을 정답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번호 공개 비율이 같은 기간 2%에서 20%로 늘어난 그래프에 대해 ‘18퍼센트 증가했다’고 한 5번도 ‘틀린 설명’이기 때문에 정답이란 주장이 나왔다. 단위가 ‘퍼센트’가 아니라 ‘퍼센트 포인트’여야 옳은 설명이라는 것이다.

 평가원 관계자도 “영어 25번 문항의 복수 정답 인정 여부를 검토 중인데 ‘%포인트’가 맞다는 지적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 영역 출제진 내부에선 “해당 문항의 다른 보기에선 퍼센티지(percentage)라는 표현을 썼고, 영국에선 퍼센트(percent)가 퍼센티지 포인트(percentage point)의 의미로도 쓰인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평가원 측은 “2%에서 18%가 늘면 20%가 아니라 2.36%가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수능에선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해 시험 직후 오류 논란이 제기됐으나 평가원 측이 ‘이상 없음’ 결정을 했다가 1년여 만에 법원 판결에서 ‘정답 없음’ 결정이 내려져 파문이 일었다. 교육 당국은 세계지리 성적을 재산정한 뒤 해당 성적으로 인해 대입에서 불합격한 학생을 구제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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