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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헨리·무어」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헨리·무어」조각의 형태적 특징에는 그 형상성이 인체라는 소재에 구체성을 띄면서 접근한 것도 있고. 또 인체에 단순화와 변형을 기하여 조형적 공간을 중시한 것도 있으며, 언제나 그 밖의 어떤 자연물이든 간에 그 형상의 본질과 조형정신이 밀착된 추상화의 작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구상과 추상의 세계를 간격없이 자유자재로 내왕하면서 그의 위대한 예술을 구축해 왔다.
「헨리·무어」는 20세기가 낳은 으뜸가는 조각가임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 국내에서도 1960년을 전후하여 추상표현주의를 처음으로 흡수했던 한국 현대조각의 발전초기에 활동했던 많은 젊은 작가들에게서 그의 영향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소개하는『4분의3입상‥선』 이라는 작품은 인체의 두상에서부터 대퇴부까지의 동체를 과감하게 생략법을 써 극히 단순화시키면서 여체 특유의 매스나 볼륨 감을 충실히 다루어본 추상화 작품이라 하겠다.
이 유기체적인 형태의 추상작품에 충실한 생동감은「무어」조각의 정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 전면에 면을 분할하는 듯한 선을 이용한 점도 특이하며 그 선들로 인하여 작품 전체가 인체라는 소재에 구체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순수 조형성을 깊게 추구한 작품으로 느껴진다.
정관모 <성신여대교수·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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