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삭스, 3번째 재활용 대박?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1위 질주에는 거저얻다시피한 선수 2명의 맹활약이 더해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웨이버 공시로 방출한 포수 A J 피어진스키(28)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타율 .246 13홈런 39타점의 평범한 성적이지만, 끝내기홈런을 포함해 결정적인 순간에 올려주는 타점이 많다. 예전의 이기심 역시 버린지 오래다. 단돈 550만달러(2년계약)에 영입한 더스틴 허먼슨(32)은 23세이브, 성공률 95.8% 방어율 1.91의 맹활약으로 뒷문을 완벽히 막아주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허먼슨 덕분에 다카쓰 신고의 예상못한 부진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화이트삭스는 LA 에인절스가 웨이버 공시로 방출한 오른손투수 바비 젠크스(24)를 얼른 데려왔다. 젠크스는 191cm 122kg의 거구에서 나오는 100마일(161km) 강속구로 한때 '유망주 천국' 에인절스에서도 최고의 투수 유망주였던 선수. 2002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에인절스 유망주 랭킹에서 전체 2위로 존 래키(3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7위) 어빈 산타나(9위)를 모두 앞섰다. 하지만 젠크스는 걸핏하면 팀의 규정을 어기는 말썽꾸러기였고 팔꿈치 부상에 제구력 문제마저 개선되지 않자 에인절스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젠킨스를 쉽게 포기했다. 방출이라는 충격을 겪은 젠크스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화이트삭스도 젠크스를 무리하게 선발투수로 키우려하지 않고 불펜투수로 전환시켰다. 지난해까지 오로지 선발투수로만 뛰었던 젠크스는 올해 더블A 35경기에서 마무리투수로 나서 19세이브 방어율 3.73을 기록하며 빠른 적응력을 선보였고, 특히 마지막 11경기에서는 1.65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7일 데뷔전에서 1이닝 무실점 삼진 2개를 기록했던 젠크스는 2번째 경기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타선에 ⅓이닝 3실점으로 호되게 당했지만, 3번째 경기에서 2⅓이닝 무실점 5삼진, 4번째 경기에서 1⅔이닝 무실점 2삼진의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98마일(158km)이 아니면 99마일(159km)이 들어오는 패스트볼과 파워커브를 꽂아넣는 위력적인 피칭은 보는 사람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 정도다. 아직 투구이닝이 4⅓이닝에 불과하긴 하지만 9이닝 평균 탈삼진은 18.7개에 달한다. 이쯤되자 화이트삭스도 내심 젠크스가 차기 마무리투수로 성장해주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올시즌 화이트삭스의 성공은 고급선수들만 찾아다니는 몇몇 팀들에게 충분히 모범이 될만 하다.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