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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김삼순…,'당당여성' 새 문화아이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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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주 기자] "모든 게 나에게 여자가 여자다운 것을 강요해/ 날 바라보는 네 야릇한 시선들이 난 싫어/ 약한 여자 사랑에 약한 여자 내게 강요하지 마…(중략) 내 모습 그대로 당당하고 싶어/ 그늘에 갇혀 사는 여자를 기대하지마" (보아 5집 '걸스 온탑' 중에서) 지난해 대중 문화계를 휩쓸었던 이효리를 중심으로 불었던 섹시 코드 대신 올해는 '당당 여성'이 새로운 문화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기를 깨는 여성상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콘트라섹슈얼 열풍과 맞물려 과거에 비해 더 솔직하고 강인해진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흐름을 가장 먼저 반영한 것은 광고계. 올해 5월부터 LG카드는 영화배우 이미연을 원톱으로 내세운 광고를 내보냈다. 이미연은 이 광고에서 외국 바이어를 상대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카리스마로 그를 압도하는 커리어우먼을 연기했다. 이후, 이같은 '당당 여성'을 내세운 광고 컨셉트는 식품, 자동차 등 제품군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활용되고 있다. 이어 6월 1일 첫 방송을 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는 이같은 '당당 여성'의 전형으로 꼽힌다. 드라마속 김삼순은 외모나 몸매 등 내세울 것은 없지만, 자신의 일과 사랑 앞에서 기죽지 않고 솔직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극중 진헌(현빈 분)에게 '와 미지왕이야 제대로 미지왕이네', '에이 이 사장놈아' 등의 대사는 물론 기습 키스에 '너무 굶었어'라는 성적인 농담도 서슴지 않는 삼순은 '여자는 자고로 조신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가치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가수 보아는 섹시미 보다 여성의 당당함을 강조한 5집 음반 '걸스 온 탑'으로 컴백했다. 제목부터 여성우위를 강조한 보아는 음반 발매 3주만에 각종 지상파 순위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는 등 온·오프라인 석권은 물론 모바일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세의 소녀 보아는 자신의 노래에서 "섹시한, 차분한, 영원히 한 남자만 아는 따분함/ 그건 바로 착각/ 우린 같은 곳을 향해 가잖아. 서로 다른 성 일뿐. 존재하기 위한 인간인 걸"이라고 남성 우월주의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보아는 지상파 1위를 차지한뒤 "내 노래는 많은 여성들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수상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하반기 영화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영애는 터프하고 때론 잔인하기까지한 이금자를 열연한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불리는 이 영화에서 이영애는 기존의 '산소 같은 여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 사람 하나 더 죽일라고 그런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냉소적인 대사들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섹시함의 대명사 엄정화 역시 하반기에 개봉 예정인 '오로라 공주'(감독 방은진 제작 이스트필름) 에서 정순정으로 분해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는 파격적인 역을 연기한다. 대중 문화계에서 이같이 '당당 여성'이 새로운 문화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은 상업적인 이유보다는 최근들어 여성의 사회 참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것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사회가 발달하고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보장되면서 기존의 가부장적 가치에 대한 한계와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것. 이것은 최근 대법원이 "성년 여자 후손도 종중원의 자격이 있다"는 일명 '딸들의 반란'에 손을 들어주는 등 양성 평등을 기초로 한 변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5집으로 컴백한 보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사진=마이데일리 사진 DB, 모호필름] 이은주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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