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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전략과 국내의 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 선진 각국의 기술개발경쟁이 첨예화되고 있다. 미국· 프랑스·일본 등은 획기적인 기술개발 전략을 세우고 2천년 대에 기술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공업국가들은 점점 벌어지는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국의 중점기술개발분야와 기술개발 전략, 우리의 대책을 알아본다.

<미국>
미국은 금년 2월 백악관 안에「과학위원회」를 신설했다. 이 위원회는 국가 과학정책에 대해 대통령에게 자문을 한다.
백악관 과학위원회는 관련 분야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73년 「닉슨」 대통령이 폐지한 「대통령과학자문위원회 와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전체적인 예산삭감을 추진중인 「레이건 정부도 수학·물리·공학의 연구예산만은 오히려 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 정부의 확고한 기술개발의욕은 「카터」 재임 때부터 두드러진다. 79년 카터 대통령은▲기술정보전달체제 개선▲산학협동연구강화▲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 등 9개의 기술혁신책을 내세웠다.
미국의 전과 다른 기술개발 정책을 표명하는 것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의 도전 때문이다.
미국은 기술과학·우주·군사과학 등은 연방정부가 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기업에 맡기고 있으나 최근에는 정부와 기업이 기술경쟁에 나서고있다.
특히 반도체분야가 대표적인 것으로 미국의 기업은 20억 달러의 기술투자와 정부의 외교지원으로 대대적인 일본 반격작전을 펴고있다.
미국이 앞으로 중점적으로 기술개발용 추진할 분야에 대해 대통령과학고문인 「조지·키워즈」 박사는 『컴퓨터과학·생명공학·에너지 등의 분야가 강조된 것』이라면서 『미국은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할 수는 없으며 이제는 선단기술에 중점적으로 매달려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일본은 지난해 90년대를 목표로 한 「차세대 산업기술 연구개발계획」을 작성해 주요분야에서 근본적인 기술우위를 확보하려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것이 신재료·생명과학· 신기능소자들이다.
◇신재료▲저밀세라믹스=내열성과 감도가 좋아 금속 대신 항공기엔진이나 원자로에 쓰이는 도자류 개발▲고효율분리막=고분자막으로 적은 에너지로 해수의 담수화, 공기중에서의 산소분리 등 다용도 에너지절약형의 개발.
◇생명과학▲유전자변환기술=증식력이 높은 미생물의 유전자를 이용, 공해방지·광물제련에 응용 ▲세포대량배양기술=세포를 인공배양 해 효소나 의약품의 대량생산을 꾀한다.
◇신기능소자▲초격자소자=물질의 결정형성을 l천만분의1㎜까지 제어해 몇개의 분자층으로 반도체를 만든다. 초고속처리가 가능▲3차원회로소자=평면형의 소자를 입체적으로 집적시켜 VLSl (초대규모 집적회로) 의 한계를 깬다. 사고기능을 갖는 컴퓨터에 응용▲내환경강화소자=방사능·우주선조사등 종래의 반도체로는 불가능했던 특수환경에서 사용되는 소자로 원자로·인공위성탑재 컴퓨터 등에 사용.
일본은 이를 위해 85년에는 국민총생산의 3%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과학기술의 최고정책기관인 「과학기술회의」의 기능을 확대키로 했다.

<프랑스>
금년초 「미테랑」정부는 상·하원의장·국무위원·각계지도자 등 4천여명이 참석, 과학기술국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미테랑」 대통령은 『경제위기의 극복은 과학기술에서 찾아야한다고 강조하고 프랑스의 과학기술 잠재력의 총동원, 기술혁신 및 응용의 전산업확산, 연구개발투자비의 GNP대비 1·8%를 2·5% (85년) 로 확대한다는 정책목표를 선정했다.
프랑스가 추진중인 대형과제는▲우주분야에서 아리안로키트를 비롯한 통신·기상위성의 개발▲에어버스·헬리콥터 등 민간 항공기술발전▲고속증식로·핵융합로 등 미래형 원자로개발 등이다. 또한 프랑스는▲생명과학▲전자기술▲로보트 및 공작기계기술 등 6개 중점개발 분야를 채택했다. 이를 위해「미테랑」 정부는 연구기술성장관을 부총리격으로 격상시키고 그 밑에 모든 연구기관을 통합·관장케하는 등 국가연구개발 체제를 재정립했다.

<국내현황>
정부는 금년부터 「기술진흥확대회의」를 개최하는 등 강력한 기술개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달 이정오과기처장관은 『우리는 지금 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 경쟁대상인 신흥공업국의 추격으로 어려운 시점에 놓여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술개발 약진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반도체·컴퓨터·정밀화학·기계자동화 등 분야를 국책과제로 선정해 집중개발, 첨단수준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국내개발전략에 대해 과학기술원 이종욱박사 (기술경제연구부장)는『우리의 환경은 스위스·벨기에 등 유럽소국과 비슷해 이들의 경쟁력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일본이 하고 있는 것 같은 기술개방모델의 무분별한 채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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