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농구 '경사났네'… 창단 38년 만에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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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명지대가 팀 창단 38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에서 우승했다.

명지대는 22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제60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대학부 결승에서 이승환(25득점.3점슛 6개).박규섭(22득점)의 활약으로 동국대를 87-77로 제압했다. 1967년 창단한 명지대는 그동안 이문규(국민은행 감독).하동기.조성원(KCC) 등 국가대표 스타를 배출했으나 전국대회에서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타 대학 출신의 감독이 벤치를 지키는 팀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명지대는 고려대를 졸업한 강을준 감독, 동국대는 연세대 출신의 최희암 감독이 지도했다.

좀 더 오래 지도한 강 감독이 이겼다. 3쿼터 7분쯤 55-55까지 대치했지만 대회 최우수선수 이승환의 외곽슛이 터지고 동국대의 실책이 겹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명지대 농구는 2001년 강을준 감독이 부임하면서 전환기를 맞는다. 강 감독은 삼성전자에서 활약하다 은퇴, 97년 명지고 감독을 거쳐 대학팀 사령탑에 앉았다.

전임 진성호 감독의 지휘로 강한 정신력과 스피드를 자랑하던 명지대는 강 감독의 지도로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처음에는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털어내기가 어려웠어요. 강팀들과 마지막까지 시소게임을 하다가도 결국은 스스로 무너지곤 했지요. 이번 우승으로 우리 선수들은 더 강한 상대를 만나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강 감독은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이번 대회는 대학 농구의 양대 강호 고려대.연세대가 출전하지 않았다.

또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차출됐다. 명지대도 주전 센터 송창무(2m5㎝)가 유니버시아드대표로 불려나가 매 경기가 어려웠다.

원주=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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