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폭탄테러 용의자 사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테러 용의자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22일 영국 런던 스톡웰역 지하철 열차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런던 경찰청 대변인은 "오전 10시쯤 무장한 경찰이 스톡웰역에서 한 남자를 추적했으며 총격을 받은 그는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 폭탄 테러와 직접 관련=경찰은 "사망한 이 남자가 현재 진행 중인 테러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남자가 경찰의 검문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이 남자의 신원과 사건 경위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스톡웰역은 전날 폭탄 폭발 테러가 시도된 런던 지하철 오벌역에서 남쪽으로 한 정거장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이날 제2 폭탄 테러 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네 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청은 전날 제2의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직후 폭탄 테러 용의자가 투항을 거부하면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 "폭탄벨트 맸다"=현장에 있었던 마크 위트비는 "열차 안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데 큰 소란이 일었다. '물러서라, 엎드려라'는 외침이 들린 뒤 세 명의 사복 경찰이 열차 안으로 뛰어든 이 남자를 덮쳐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복 경찰이 이 남자에게 적어도 5발의 총격을 가했으며 그는 현장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남아시아계로 보이는 이 남자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스톡웰역 검표대를 뛰어넘은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 열차 안으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목격자 앤서니 라킨은 BBC 방송에 "이 남자가 폭탄벨트를 차고 있었으며 철사가 밖으로 삐쳐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이 남자는 아무것도 들고 있는 게 없었으며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목격자 크리스토퍼 스캐크리온은 "역에서 나오려는 순간 첫 총성을 들었으며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 이슬람 사원도 한때 봉쇄=스톡웰역을 지나는 노던선과 빅토리아선의 지하철 운행은 중단됐다. 경찰은 스톡웰역 반경 200m 지역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런던 경찰은 폭탄 테러 첩보에 따라 런던 동부 화이트채플의 한 이슬람 사원을 봉쇄하고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다. 경찰은 사원 내부를 수색한 뒤 봉쇄를 해제했다.

한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