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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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상반기의 부진했던 수출이 하반기에는 호전될 수 있을 것인가.
29일의 무역진흥회의에서 상공부는 6윌 중에 수출신용장 내도 액이 작년 6월보다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올 들어 계속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밑돌던 신용장 내도 액이 증가세로 반전했다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한두 달의 선행지표를 보고 수출증가 전망이 뚜렷해졌다고 판단한다는 것은 성급한 감이 있지만 내외경제여건의 변화에 비추어 하반기 수출은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해외시장의 동향을 보면 미국이 경기회복의 징후를 드러내고 있고 서독 역시 경기침체기가 끝나고 회복기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은 올해 실질 성장 율이 정부의 목표인 5·2% 보다 크게 뒤진 2·5%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있는데 자극 받아 내수 확대 책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경기는 이제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오는 회복과정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원유가, 원자재가의 안정과 각국의 물가안정정책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자 경기 대책을 선택할 여유가 생기고있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6·28조치로 내수시장이 활기를 띠게 되고,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면 수출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내수시장의 뒷받침이 없는 수출은 결과적으로 출혈수출을 불가피하게 하고, 지속적인 시장개척을 저해하게 한다.
채산성을 따져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응급수단으로 수출을 이용하게 된다.
그런 뜻에서 6·28조치와 세계경기동향이 타이밍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은 하반기 수출에 청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수출전략을 재정비하고 해외시장개척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의 수출구조를 분석하면 신용장 내도 액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박, 해상 구조물, 철강제품 등의 수출이 현저히 증가하여 수출증가세를 이끌어왔다.
국내경기와 밀접히 관련된 경공업제품, 특히 섬유류와 전자제품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하여 국내경기를 진작 시키는데는 미흡했다는 것을 뜻한다.
지역별로는 역 석유 쇼크를 말하는 듯, 중동, 아프리카지역과 일본에 대한 수출이 둔화되고있다.
그러므로 하반기 수출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수출증대를 위해서도 경공업제품의 품질향상으로 고가 품을 개발, 시장저변을 넓혀야 한다.
그 중에도 섬유류와 전자제품은 그 동안 우리가 축적해온 경쟁력이나 고용효과를 고려할 때 중화학제품 못지 않게 중요한 전략품목이므로 계속 수출 증진 책을 모색해야 한다.
경공업제품의 수출증가는 그대로 국내기계공업의 육성과 연관되는 것이다.
6월부터 신용장 내도 상황도 좋아질 기미가 일어났고 또 하반기에는 국내경기도 상승할 것이 예상되므로 지나치게 비관론으로 기울 것은 없다.
희망적인 재료를 놓고, 수출업계를 비롯한 각 국민경제의 주체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경제환경을 개선해 나가야할 시점이다. 그래야만 하반기 경기회복세도 맞아떨어질 것이며 수출도 활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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