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은 '유망주 발굴의 마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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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현기 기자] 거스 히딩크 PSV에인트호벤 감독이 PSV 핵심 선수의 이적클럽을 유럽 명문 6팀으로 제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피스컵 코리아 올림피크 리옹의 경기 후 "이영표가 이적을 한다면 잉글랜드 2팀, 스페인 2팀, 이탈리아 2팀 정도의 클럽에 진출하는 것이 좋다. 이외의 팀들은 고려대상이 안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히딩크 감독이 거명한 클럽은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및 AC밀란으로 보여진다. PSV의 최근 이적 상황을 볼 때 잉글랜드 2개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로 관측되고 있다. 94미국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던 호마리우는 히딩크 감독이 1980년대 PSV의 첫 지휘봉을 잡았을 때 명문 클럽으로 보낸 선수 중 한 명이다. 히딩크 감독이 88서울올림픽 직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공항에서 호마리우를 기다려 스카우트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 히딩크는 호마리우를 설득해 PSV로 이적시켰고 호마리우는 5년간 네덜란드 무대에서 생활하며 98득점을 올렸다. 네덜란드에서 인정받은 호마리우는 93~94시즌 초반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할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10년 만에 PSV 감독으로 돌아온 후에도 여러 재능있는 선수들을 자신이 꼽은 빅클럽으로 보냈다. 히딩크 감독은 03~04시즌 직후 '왼쪽 날개' 아르옌 로벤과 '골 머신' 마테야 케즈만을 첼시로 이적시켜 자신의 '장사 수완'을 보여줬다. 케즈만은 첼시에서 실패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자리를 옮겼지만 로벤은 그의 부상 때 첼시 관중들이 '로벤, 로벤'을 외치며 그리워할 만큼 좋은 기량을 보여 히딩크의 능력을 증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장인 마크 반 봄멜을 FC바르셀로나로 보냈으며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또한 요한 보겔은 AC밀란의 부름을 받았다. 특히 박지성의 경우는 PSV에서 2년6개월만에 잉글랜드 정상급 클럽으로 이적하는 기염을 토했다. 히딩크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행하면서도 숨은 진주 발굴에 많은 신경을 썼다. 히딩크 감독은 1995년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은 뒤 무명에 가까웠던 필립 코쿠를 중용, 세계적인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나게 했고 코쿠는 98년 프랑스월드컵이 끝나면서 바르셀로나에 둥지를 틀었다. 또 네덜란드 대표팀은 프랑스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무려 7명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스페인 리그에 네덜란드 커넥션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을 맡을 때도 박지성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박지성이 맨체스터로 이적할 수 있었던 단초가 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한창 성장하고 있는 선수까지 명문 구단에서 경쟁하도록 놓아두지는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로 부임한 98~99시즌 유망주에 불과했던 사무엘 에투를 레알 마요르카로 임대시켜 경기 경험을 쌓게 했다. 에투는 친정팀 마드리드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 04~05시즌 직전 빅클럽인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24골로 득점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시즌 영입한 제퍼슨 파르판과 다마커스 비즐리, 이번 시즌 손에 넣은 미카 바이리넨과 오스마르 페레이라 등 젊은 유망주들로 팀을 재편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최근 영입한 유망주들이 향후 어떤 빅클럽에 진출할지 지켜보는 것도 다음 시즌 PSV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히딩크는 20년의 감독 생활 동안 호마리우 로벤 박지성 등 많은 유망주들을 키워 빅클럽으로 이적시켰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현기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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