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숨통은 터놨지만… |"돈줄은 다소 움직이겠지만 낙관은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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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28 경기대책은 주택건설업계에도 큰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주택업계가 이번 조치에 긍정적인 희망을 거는 이유는 대폭적으로 내려진 금리 때문이다. 1·14, 5·18 등 일련의 주택경기부양책이 나왔지만 주택경기는 꿈쩍도 안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은행수신금리가 유례없이 8%까지 내려감으로써 금융권에 몰려있던 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흐를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기대다.
건설부는 이번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명간 국민주택 기금 융자금리 (현행 11∼13%)를 10% 또는 그이하선으로 내리는 작업을 하고있는데 곧 발표할 계획이다.
건설부는 이 조치가 경기부양에 목적이 있으나 한발 더 나아가 부동산투기가 재발할 경우 투기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 및 신고제 등 전가의 보도를 휘두를 수도 있다는 태도다.
삼익주택의 이종록 회장은 「각종 금융비용부담으로 기업들이 고전해왔다. 따라서 이번의 6·28조치는 일단기업의 숨통을 터놓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시중자금이 이로 인해 부동산 쪽으로 풀릴 것이라는 것은 아직 성급한 관측이다』라고 말한다.
부동산소개업계에서도 같은 이유로 환영한다. 부동산문제연구소장 정진자 씨는『상당히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부동산이 장기간 바닥 세인데다 금리를 「대폭인하」해 쇼크를 받은 돈이 일부 부동산 쪽으로 방향을 둘리면 다소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6·28 조치가부동산경기에 진폭 제가된다 해도 무주택 서민에게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선 경기가 활성화되어 집 값이 먼저 오를 경우 실수요자의 소득증가는 늦어 돈 없는 사람은 더 힘들게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최근의 주택경기침체가 실수요자의 낮은 구매력 때문이므로 수요자금융 등 구매력 지원방안이, 후속조치로 뒷받침돼야한다는 견해다.
업계에서도 무주택서민을 위한 장기저리의 주택자금 융자 같은 정책지원이 병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
김진수 라이프 (주) 상무는 신축주택뿐만 아니라 기존주택에 대해서도 양도세율을 5%로 내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수요자금융은 정부의 자금사정 때문에 기존주택에 대한 양도 세 감면은 부동산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일단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영주택자금 대출금리는 14%에서 10%로 내리고 국민주택자금금리도 10%선으로 내릴 계획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정부는 25만 가구의 집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천만가구 분에 불과했다.
주공이나 민간업체나 한결같이 미분양아파트 때문에 골치를 썩히고 있다.
주공은 올해 4만 가구의 주택을 분양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상반기 중에 1만3천 가구밖에 분양에 내놓지 못했다. 이 가운데 29일 현재4천5백5가구가 팔리지 않은 채 비어있다. ·
7월5일 잘 안 나가는 지방 아파트 6천7백 가구를 다시 분양하게 돼있어 또다시 부쩍 늘 것으로 보인다.
민간업자 또는 개인이 올해 지을 것으로 본 주택은 12만 가구.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민간건설업자들이 지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쪽 사정은 주택공사보다도 더 어려운 실정이다.
민간업체 가운데서도 비교적 큰 회사들인 지정업체68 개 사 가운데 올해 집을 짓겠다고 나선 회사는 48개 사에 불과하다.
이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중에 짓기로 했던 가구는3만여 채 였으나 실제 지어 놓은 것은 5천9백63가구에 불과했다.
이렇게 지어놓은 아파트도 제대로 팔지 못해 작년 이월 분까지 합쳐 6천8백78가구가 비어있다.
분양된 아파트도 중도금이 들어오지 않아 3천 억 원 이상 잠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6·28 조치의 파급효과가 주택건설업계와 서민의 내 집 마련에 어느정도도움을 줄지 두고 볼일이다.<신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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