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식 등 검찰심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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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문화원방화 2회 공판
【부산=권일·양원방기자】최기식 신부 등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 관련피고인 16명에 대한 제2회 공판이 21일 상오10시 부산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안문태 부장관사)심리로 열렸다.
이날공판은 문화원방화사건의 주범인 문부식(23·고신대 4년 제적) 김은숙(24·고신대 기독교육학과4년) 피고인 등에 대한 의식화 학습 훈련과정에 대한 검찰 측의 직접신문이 있었다.
검찰은 문 피고인이 ▲81년7월말부터 12월초까지 28회에 걸쳐 부산지역 대학생들의 좌경의식화 훈련을 지도했으며 ▲지난해12월15일부터 26일까지 원주에서 김현장 피고인이 주도하는 의식화학습에 참석했고 ▲금년1월5일부터 29일까지 양산 통도사부근 산장여관에서 3박4일간씩 4차례의 의식화학습을 주도한 점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검찰은 또 문 피고인이 의식화학습의 실천과정으로 문화원에 방화할 뜻을 품고 2월초부터 8회에 걸쳐 공범자들을 모아 의식화 학습을 했으며 3윌2일부터 방화전날인 3월7일까지 18개 소에 불온 비라를 뿌리고 부산여대 화장실 벽 등에 낙서를 하도록 시킨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
문 피고인은 최병국 검사의 심문에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다.
문 피고인은 특히 검찰은 「의식화 학습」이라고 하지만 자신은 「학습」이라는 말을 전혀 사용한 적이 없으며 모임 이름을 「스터디 그룹」또는 「세미나」라고 불러왔다고 진술했다.
문 피고인은 또 검찰의 공소사실은 대부분 경찰에서 조작한 것으로 어디서 어디까지 고쳐야할지 엄두가 안 났었다고 말하고 검찰은 경찰조서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에 지나지 않고 자신에게는 의견진술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피고인은 지난해 3월부터 모임을 가졌다는 공소사실은 시인했고 모임에서의 토론내용이나 대화내용은 대부분 부인했다.
왼쪽 가슴에 미결수번호11번을 달고 푸른 수의에 검은 고무신을 신고 검은 테 안경을 쓴 문 피고인은 공소장을 손에 들고 피고인 석에 앉아 검찰의 질문에 또렷이 답변했으며 뒷자리에 앉은 다른 피고인들도 서로 마주보며 웃는 등 1회 공판 때보다는 여유 있는 표정들이었다. 이날 법정에는 천주교 원주교 구강, 최영철 신부를 비롯, 신부, 수녀 등 성직자들과 피고인과 피해자가족 1백20여명이 방청석을 메웠다.
법원 측은 1회 공판 때와는 달리 신도 등 방청권이 없는 사람들도 법원앞마당까지는 모두 입장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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