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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처럼 흥겨운 대국 … 만수무강상도 있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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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인(71·9단·사진) 국수가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8회 김인국수배 만찬장에서 아마추어와 함께한 자리에서다. 아마추어들은 1966~71년 국수전을 6연패했던 김인 9단을 ‘영원한 국수’로 높여 부른다. 승부보다 서로 얼굴 보는 일을 더 반긴다.

 대회는 지난 8~9일 전남 강진군 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김인 국수의 고향인 강진을 널리 알리고 시니어 바둑팬의 여가를 살리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참가 자격은 남자는 50세(1964년 이전 출생자) 이상, 여자는 30세 이상이며 참가비는 무료였다. 이번 대회엔 주최국 한국을 포함해 일본·중국·세르비아·호주 등 5개국 선수 260명이 참가했다. 경기는 4인 1팀으로 구성된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 개인전 등 3개 부문으로 치러졌다.

 남자단체전 우승은 ‘강진스타일’로 대회 3년 연속 우승 기록도 세웠다. 여자단체전은 중국 상해52중학교팀, 개인전은 임동건씨가 우승했다. 특별상도 많아 선수들을 즐겁게 했다. 참가를 위해 최장거리를 여행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길동무상’은 데얀스탄코비치(세르비아)가 받았다. 최고령상인 ‘만수무강상’(모두 4명)의 해외 남자 수상자는 일본의 핫토리 데쓰오(78), 해외 여자 수상자는 중국의 저우이란(64), 국내 남자 수상자는 양완규(75), 국내 여자 수상자는 민영자(77)씨였다.

 김인 국수는 폐막사에서 “저도 많은 대국을 두어왔지만, 스스로 만족한 바둑은 불과 몇 판도 되지 않는다. 아쉬움은 항상 있다”며 “돌아가시는 길에 강진의 정취를 맘껏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회를 마친 오후에 선수들은 다산초당, 영랑생가 등 강진의 명소를 찾았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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