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올핸 국내 코트서 못 볼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해 한솔코리아 오픈 여자테니스대회 챔피언 마리아 샤라포바(세계 랭킹 2위.러시아.사진).

2004년 윔블던 우승자답게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예쁜 얼굴과 늘씬한 몸매로 한국팬을 사로잡았던 '테니스 요정' 샤라포바가 올해 다시 한국을 방문할지 알 수 없게 됐다.

한솔코리아 오픈 조직위원회는 19일 "샤라포바가 지난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대회도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국제 규정상 참가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샤라포바의 한솔 코리아 오픈 출전을 가로막는 규정은 '세계랭킹 1~6위 선수는 1~2급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3~4급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규정은 지난해 11월 세계여자테니스연맹(WTA) 투어 이사회에서 확정됐다.

여자 테니스 대회는 상금 규모에 따라 1~4급 대회로 나뉜다. 총상금이 130만 달러 이상인 대회는 1급 대회, 58만5000달러 이상이면 2급 대회로 분류된다. 17만 달러 이상이 3급 대회, 14만 달러가 지급되는 대회가 4급 대회다.

WTA의 규정은 상위 랭킹 선수가 등급이 낮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제한한다. 9월 24일~10월 2일 열리는 한솔코리아 오픈은 총상금 14만 달러로 4급 대회다. 대회기간이 9월 19~25일로 이틀이 겹치는 베이징 오픈은 총상금 58만5000달러의 2급 대회. 샤라포바는 베이징 오픈에 출전한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한솔코리아 오픈에 참가하는 대가로 3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다 우승상금 2만2000달러를 받았다. 출전료가 없고 경쟁이 치열해 우승을 확신할 수도 없는 1~2급 대회에 출전하는 것보다 훨씬 실속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잦으면 세계 톱랭커들이 권위있는 1~2급 대회 참가를 기피해 투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WTA 규정은 이런 경우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샤라포바의 대회 참가가 무산되자 한솔코리아 오픈 측은 샤라포바와 린지 대븐포트(미국.세계 1위)나, 2005년 윔블던 우승자 비너스 윌리엄스 또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맞붙는 시범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시기는 샤라포바가 베이징 오픈에 참가하기 전인 9월 18, 19일로 예정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