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충분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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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에 대비해 각 대학은 불합격 처분 할 수 있는 수학능력부족자의 학력고사점수를 전형요강에 명시해야 할 것입니다. 극히 일부라도 이처럼 배짱 지원하는 수험생이 있으면 입시풍토가 어지러워지거든요.
▲안=크게 바뀌진 앉았지만 언제나 새 제도가 도입되면 다소간의 혼란이 있게 마련입니다. 1개대 지원 후 1개대 응시가 본고사가 없는 현행제도의 골간을 유지하는 한 그래도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를 접착시키기 위해 일선고교는 앞으로, 새로운 각도에서 진학지도를 시작해야할 것입니다.
또 문교부는 수험생의 「지원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고 신뢰받는 임시관리를 해야겠습니다.
▲김=담임교사는 각 대학의 학과별 예상 커트라인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학생과 부단히 대화하면서 적성과 포부를 파악하고, 그것을 펴나갈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참다운 진학지도를 해야되겠죠.
이와 함께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문교부의 관리능력에 따라 새 제도가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또 교육적 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입시에서처럼 미달에만 신경을 쓰고 「과감히 지원하라」든 가, 마감시간 연장조치를 한다는 것은 혼란의 요인이 될 뿐입니다.
▲이=그렇습니다. 그러나 60명이 넘는 다인 수 학급에서 부단한 대화를 갖기란 어려운 일이더군요. 방과후하루 2시간을 소비하고도 5명 이상의 학생을 개별면담하기 어렵고, 반 전체 학생과 터놓고 얘기할 수 있으려면 60명은 좀 벅찬 것 같더군요.
더구나 요즘은 의식개혁·정화운동 등으로 학부모를 통한 학생의 학교 밖 생활파악 채널이 거의 막혀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지 앉은 가란 불만을 갖고, 교사는 교사대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안=학생들은 교사를 믿고 자신의 진로문제를 스스럼없이 강의하고, 교사는 재량권을 갖고 소질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길밖에 다른 묘책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해 때때로 곤혹스러울 때가 없지 않습니다. 적성이나 소질은 다음 문제고 점수만 갖고 대학이나 학과를 가늠하는 학부모들이 없지 않아 학생과 대화가 어려울 때도 가끔 생기게되죠.
▲이=학부모와 대학이 함께 노력해야죠. 학부모들은 대학의 인기보다는 적성에 맞는 학과선택이 자녀의 장래를 위해 유익하다는 점에 유의해야겠고, 대학은 전과제도에 보다 큰 융통성을 주어야합니다.
▲안=사실 2학년 때까지는 그런 대로 장래계획을 세우고 있던 학생이 3학년이 돼 학력고사점수를 받고 보면 모든 것을 팽개치고 점수에 매달리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1개 대학지원만 허용되는 83학년도부터는 자신의 능력과 소질을 바탕으로 한 진학계획을 끈까지 밀고 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 눈치를 보거나 미달을 노리는 일이 있으면, 오히려 피해자가 될 뿐입니다.
▲이=당국은 이 같은 점에 유의, 지난 입시에서처럼 접수마감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눈치작전을 조장하는 조치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접수상황을 체크해가면서 원서를 시간이 넘어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수험생들이 갖게되면 1개 대학으로 제한하더라도 눈치작전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검정고시 출신자의 내신성적산출기준을 상향조정하겠다는 방침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해온 당사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얘기지만, 고교생의 이탈현상방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것 같습니다.
▲안=전·후기대학입학전형이 5번에서 3번으로 줄어짐에 따라 학력고사질서 시기도 거의 고교학사일정에 맞출 수 있을 것 같군요. 3학년학생들의 경우 본고사가 없어진 뒤부터 학력고사가 끝나면 3개월 동안 학교지도가 고통이었지 않습니까.
▲김=그렇죠. 82학년도의 경우 전·후기전형을 모두 끝내는데 40여 일이 걸렸지만, 새 제도로는 20여일 이면 끝낼 수 있게됐고, 그만큼 학력고사를 늦추면 지난해의 11월24일 실시가 12월 중순쯤으로 늦출 수 있게된 셈이죠. 그렇게 되면 고교교육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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