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성 템펠1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가 발사한 충돌체와 부딪친 뒤 가스와 먼지구름을 분출하는 모습. [NASA AP=연합] 아래는 딥 임팩트의 혜성 충돌 개념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에서 발사된 충돌체가 지난 4일(한국시간) 혜성 '템펠1'에 명중했다. 딥 임팩트는 올 1월 12일 미국에서 쏴올려 4억3100만㎞를 날아갔다. 이번 실험은 혜성이나 소행성의 지구 충돌에 대비하고, 혜성 내부를 탐사해 태양계 생성의 신비를 풀기 위해 이뤄졌다. 혜성의 정체 등을 공부한다.
◆혜성의 정체=혜성은 태양계 안에서 태양 둘레를 타원 등의 궤도를 따라 도는 긴 꼬리를 가진 천체다. 가끔 밝은 것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어두워 망원경으로만 관측된다.
혜성 관측 기록은 서기전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혜성은 태양에 접근할 때마다 물질을 방출해 수백 차례 회귀한 뒤 소멸한다. 그러나 태양계가 생긴 지 46억 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혜성이 나타난다. 해마다 10개 정도 발견되는데 평균 4개는 새로운 것이고, 나머지는 주기가 짧아 같은 것이 2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다. 지금까지 1600여 개가 알려졌고, 그 가운데 약 600개는 궤도가 밝혀져 있다.
혜성은 생명 진화의 출발점인 유기분자(탄소 원자에 바탕을 둔 분자)를 가지고 있어 혜성과 지구의 충돌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기도 한다.
혜성은 크게 핵.코마(coma)로 이뤄진 머리와 두 가닥의 꼬리로 구성된다.
혜성이 처음 나타날 때는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핵만 보인다. 핵은 반지름이 1~50km 정도며, 운석물질.수소.탄소.질소.산소 등의 화합물로 구성된 얼음과 먼지입자가 뭉쳐 형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코마는 반지름이 수만~십수만㎞의 원 형태로 핵을 둘러싸고 있는데, 성분은 수증기.메탄.암모니아 등 기체다. 혜성이 태양에 3AU(천문단위.1AU는 지구와 태양의 평균거리=약 1억4960만km) 정도까지 다가오면 핵의 온도가 높아져 증발작용이 일어나 생성된다. 혜성이 화성 궤도(1.5AU) 안쪽으로 들어오면 코마 부분의 물질이 태양빛의 압력과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 등에 의해 뒤로 밀려나가며 100만~1억km 길이의 두 줄기 꼬리가 생성된다.
◆혜성의 종류=혜성의 궤도는 타원.포물선.쌍곡선 중 하나다. 포물선이나 쌍곡선 궤도는 타원이 무한히 길어져 생기는 형태다. 포물선 궤도 혜성은 공전주기가 매우 길어 장주기 혜성으로 분류한다. 장주기 혜성의 원일점(공전 궤도에서 태양과 가장 멀어지는 점)은 지구 공전궤도 반지름의 1만~10만 배에 이르며, 공전주기는 100만~3000만 년으로 추정된다. 이들 혜성은 사실상 태양계를 한 번 방문하고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고 봐도 된다.
반면 행성들의 인력작용으로 찌그러진 타원궤도를 도는 것을 단주기 혜성으로 구분한다. 공전주기는 2~200년으로, 대다수가 큰 행성들의 궤도 근처에 있다. 단주기 혜성 중에는 목성 궤도 근처에 원일점을 둔 것이 68개인데, 이를 목성족 혜성이라고 부른다.
이들 혜성은 장주기 혜성이 목성 근처를 통과할 때 인력에 끌려 주기가 짧아진 것들이다. 공전 주기는 6~8년이다.
◆지구와 충돌할까=미국 영화'딥 임팩트'(감독 미미 레더.1998)처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1~2개의 나라가 사라지고 거대한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하는 등 대재앙이 닥칠 가능성이 크다. 1995년 7월 목성에 충돌했던 슈메이커-레비 혜성은 천체 충돌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소행성이 2035~2037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천문학계의 관측도 있다. 현재 지구에 접근 중인 소행성(2004MN4)의 크기는 지름 320m이며, 약 6840만㎞ 떨어져 있다. 3년 동안 충돌할 확률은 0.015%(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다.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가까이 오기 전에 폭파하거나 궤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조종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