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순두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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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전 명물「순두부」는 대전사람들보다 오히려 외지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
흔히 순두부로 알려진 타지방의 그것과는 비슷하긴 해도 맛이나 모양이 전혀 다른 것. 콩으로 두부를 만드는데 있어 두부가 모양을 갖추기 직전의 상태, 즉 흐물흐물한 콩 죽 같은 두부가 바로 순두부다.
우선 가마솥에 물을 붓고 펄펄 끓는 정도까지 끓인다. 여기에 이미 24시간 동안 물에 담갔다가 맷돌에 간 콩을 붓는다. 이 때 쓰는 콩은 순수한 한국 토종 콩이 원칙. 수입 콩은 값도 싸고 구하기도 쉽지만 빛깔도 맛도 시원치 않다.
끓는 물에 간 콩이 들어가고 조금 지나면 자연 콩 물이 솔 가득히 끓어오르는데, 그 때마다 찬물을 조금 부어 가면서 골고루 저어 준다. 이 과정을 3∼4회 되풀이한 뒤 얇은 천을 펼쳐 놓고 자루에 넣어 꼭꼭 짠다.
자루에 넣고 짠 콩 물은 다시 솔에 붓고(자루 속에 남은 것이 비지)이번에는 약한 불로 덥힌다. 이어서 간수를 적당한 양 씩 3∼4회치면서 고루 저어 가면 콩 물이 살짝 응고돼 순두부가 되는 것이다.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에, 스르르 녹아 버리는 특이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순 식물성 알칼리 음식으로 영양가가 매우 높다.
대전 역에서 동쪽으로 약 5km 나간 대덕군 산내면 대성 리에 원조 격인 평양 순두부 집 외에 7∼8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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