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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 된 서울 너구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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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봄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서울 송파구 성내천에 최근 너구리 가족 9마리가 함께 몰려다니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새끼 7마리는 지난 3월 발견된 너구리 암수 한 쌍이 번식한 것으로 보인다.


새끼들과 나들이 나온 성내천 너구리.

야행성인 너구리 가족은 해질 무렵인 오후 8시쯤이면 송파구 오륜동 오륜초등학교 뒤편 성내천변에 나타난다. 성내천변에 너구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너구리에게 먹이를 주거나 카메라폰 등에 모습을 담으려는 주민이 적지 않다. 너구리는 경계심이 적어 사람이 접근해도 도망가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파구는 너구리들이 야성을 잃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먹이 세례를 삼가 달라'는 안내판을 붙이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물이 흐르지 않던 하천에 물이 흐르고, 미꾸라지.붕어 등의 치어와 지렁이 등 먹이가 풍부해지자 너구리가 찾아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6, 7년 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양재천의 너구리들은 현재 3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 우정수 하천관리팀장은 "도곡동 영동 2교와 3교 사이, 개포동 영동 4교와 5교 사이 등 양재천 4~5곳에 너구리들이 무리를 지어 출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팀장은 "워낙 너구리가 자주 보여 새로울 것도 없다"며 "다만 목줄 없이 데리고 나온 애완견들과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개와 함께 산책 나올 때 반드시 개 목줄을 채우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준봉.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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