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산업으로 육성 정밀화학|국내의 현황과 개발계획을 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난 4일 있었던 제2회 기술진흥확대회의에서는 정밀화학의 전략산업화에 따른 보고가 있었다.
정밀화학은 부가가치가 높은 화학공업으로 우리나라 여건에 알 맞는 산업. 81년도 국내 정밀화학 시장규모만도 20억 달러로 이중 10억 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정밀화학은 올해 반도체·기계산업 등과 함께 정부의 연구비가 집중 투자되는 국책연구과제로 선정됐다.
한마디로 정밀화학은 고도의 기술을 이용, 값비싼 화학제품을 합성하는 산업이다. 원료는 석유·석탄화학에서 나오는 1차 산물. 정밀화학공업은 이 값싼 원료로 의약품·농약·향료·사진감광제 등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따라서 부가가치가 높고 제품의 고급화를 꾀할 수 있다.
정밀화학공업의 현황과 우리의 개발전략은 어떠한지 알아본다.

<정밀화학공업>
비료·시멘트·석유화학과 같은 대규모 장치위주의 화학공업에 비해 고도의 기술을 이용, 농약·의약품·촉매·염료 등을 생산한다. 정밀화학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초원료→중간원료→정밀화학원제→정밀화학제품생산이라는 4단계를 거친다.
1단계인 기초원료는 석유화학에서 나오는 벤젠·아로매틱스 등과, 석탄에서 나오는 콜타르 등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원료를 아직 활용 못하고 연료로 쓰거나 원료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콜타르 생산량은 연 25만t으로 1천5백만 달러 어치가 된다. 그러나 이 콜타르로 정밀화학제품을 만든다면 1만t의 각종 제품이 나오고 가격으로 따져 3억 달러에 달해 부가가치를 20배나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중요 원료인 콜타르가 염료의 기초원료나 카본블랙을 제조하는데 이용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기초원료를 처리한 중간원제는 국내 생산능력이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 정밀화학은 에너지 소비량도 적어 단위 에너지 당 부가가치 제고 율이 정유공업 1·4, 제철공업4, 유기화학원료공업 9인 것에 비해 염료공업 20, 의약품공업은 48로 상당히 높다. 정밀화학 제품의 가격은 원료의 가격과는 큰 관 없이 기술의 난이도에 따라 결정된다.
기술집약산업인 만큼 선진국에서 전체화학공업 중 정밀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일본은 정밀화학이 화학공업의 50%를 차지하며 서독 70%, 스위스는 무려 90%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약 20%정도에 불과하다.

<정밀화학 핵심산업화 전략>
우리나라가 정밀화학 분야에서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중간원료에서 정밀화학 완제품 사이의 공정인 정밀화학 원제합성기술의 빈 약이다. 70년대의 정밀화학은 원제를 도입, 단순 가공하는 데 그쳤다.
확대회의에서 채영복 화학연구소장은『원제합성기술은 정밀화학 제품생산에서 핵심기술에 속해 선진국이 기술을 주지 않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핵심기술개발에 국제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채소 장에 따르면 선진국은 의약·농약의 신제품개발 1건에 5천만달러내외가 소요되나 우리는 기존 제품을 소화, 개량할 경우 50만 달러 정도면 충분하며, 더욱 고급인력의 인건비가 저렴해 신제품개발비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몇 부문을 선정, 집중 개발키로 했는데 선정기준은 수출가능성과 기술의 파급효과를 고려한 것.
주요 선정품목을 보면-.
첫째가 파이레스로이드 계의 저공해농약이다. 농약은 식량증산을 위해 사용량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나 일반농약은 잔류독성 때문에 사용에 한계가 있다. 76년에 동남아의 농약소비량은 83만t으로 10억 달러였으나 앞으로 5년 이후에는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약의 중간원료는 염료·의약품 등의 원료로도 이용될 수 있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섬유고급화를 의한 염료개발도 상당히 중요하다. 중공을 비롯한 저개발국이 섬유산업에 진출하고 있어 제품의 고급화 없이는 전체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섬유산업을 계속 수출추도산업으로 이끌 수 없다. 이 섬유고급화와 직결된 것이 염료와 방수 제. 이 제품은 연간 수입액이 1억 달러를 넘어섰고 연간 증가율이 30%에 달한다.
의약품은 수출전망이 아주 좋은 정밀화학제품. 80년만 해도 7천5백만 달러 어치의 의약품 관련 제품을 수출했다. 의약품원료의 국내생산은 79년의 4백35억 원에서 80년에는 5백60억 원으로 28·7%나 급증했다.
천연색필름 등 사진 감광 재료 생산은 현재 몇몇 나라에만 편중되어 있는 팽창 일로의 산업이다. 우리나라 천연색사진재료의 경우 인화지수요가 74∼79년 사이에 평균 67·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필름은 같은 기간에 79·5%에 달했다. 이런 수요급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부터 86년까지 정밀화학에 투자될 금액은 총1천7억 원(정부 5백80억 원, 만간4백27억 원)으로 2백여 개의 연구과제가 수행된다.
금년에는 48개 과제에 37억 원(정부22억 원, 민간15억 원)이 투자돼 1억5천만달러의 수입대체효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무튼 계획대로 된다면 86년에는 세계정밀화학제품시장의 1·6%에 해당하는 48억 달러의 생산액을 기록하게 된다. <장재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