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펀치「핀토르」와 이승훈 내일 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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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승훈이 프로복싱 WBC밴텀급챔피언「루페·핀트르」(멕시코) 에게 4일 낮12시40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어디터리엄에서 도전한다.
이승훈의 도전은 한국프로복싱이 올 들어 최충일-「나바레테」(WBC슈퍼페더급·1월6일), 김철호-「이시이」(WBC슈퍼플라이급·2월 D일)전에 이어 세 번째 갖는 세계타이틀 매치. 그러나 이번 도전은 한국프로복싱이 올해 약물중독, 태국 가짜복서사건으로 연타를 맞고 만신창이가 된 입장에서 벌어지는 만큼 프로복싱재건에 중요한 의미를 주고 있기도 하다.
이승훈은 큰 키와 긴 리치를 이용하여 원투스트레이트가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조로움과 파괴력이 부족한 것이 또한 큰 결함.
챔피언「핀토르」는 지난해 9월 일본서 벌어진「허리케인·대루」와의 7차 방어전이래 오른쪽 손등을 크게 다쳐 8개월 이상 링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과 방어전 때마다 체중조절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승훈이 절호의 기회를 잡지 않았나 하는 것이 권투 계의 해석이기도 하다.
「핀토르」는 79년 6월 같은 매니저소속의 KO왕「카를로스·사라테」를 말썽 많은 판정으로 누르고 챔피언이 됐다.
이후 80년 9월 3차 방어전에서 영국의「조니·오엔」을 12회 KO시킨 끝에 결국 죽음으로 몰아 넣었던 것은 너무나 유명한 얘기.
이승훈은「오엔」이 맞아 쓰러진 바로 그 링에 오르는 것이다.
이승훈으로서는 지난 80년 2월 베네쉘라에서「오로노」와 WBC 슈퍼플라이급 타이틀결정전을 벌여 판정패한 일이 있어 이번 도전은 두 번째가 된다.
과거 홍수환 오영호 정순현 김성준 박찬희 등도 두 번씩이나 세계정상 노크 기회를 가졌었으나 이중 홍수환만이 주니어페더급으로 체급을 올려「카라스키야」에 사전오기의 신화를 낳았을 뿐이다.
또 한국 프로복싱은 이제까지 해외에서 19차례 세계타이틀에 도전, 단 4차례 챔피언벨트를 차지했다.
홍수환이 두 차례, 그리고 유제두·김철호 등 이 기록했을 뿐이다.
이번 타이틀 매치는 지명전이어서 이승훈은 도전자로선 비교적 많은 2만 달러(약 1천4백 만원)의 대전료를 받는다.
KBS-TV는 낮11시30분 타이틀 매치에 앞서 벌어지는「히메네스」(멕시코)와「허리케인·데류」(일본)의 세미파이널경기부터 직접 우주 중계한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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