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악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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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원군(최근 제천이 시로 승격되면서 종전의 제천 군을 제원군으로 명칭을 바꿨다)의 남쪽 끝에 위치. 경북 문경 군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월 악산(해발 1,097m)일대는 특히 중원문화권의 노른자위. 아직도 때묻지 않은 비경과 제대로 발굴 정리되지 않은 숱한 문화유적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어 등산과 함께 역사의 옛 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코스다.
충주시내를 벗어나 수안보로 가는 강변도로를 따라 수안보에 도착, 여기서 시내버스로 바꿔 타고 미륵 리 버스종점에서 내린다. 수안보로부터 약 12km로 소요시간은 30분 정도.
여기서부터는 도보로 북쪽 송계리 쪽으로 향한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미륵사지. 전설에는 신라 말 마의태자와 덕주 공주 남매가 망국의 한을 달래기 위해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 머물며 절을 짓고 불상과 석탑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지난 77년부터 청주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굴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이곳엔 높이 10·6m의 거대한 석불입상(보물 제96호)을 비롯, 5층 석탑(보물 제5호)·석등·귀부 등 이 자리 잡고 있다.
미륵사지에서 다시 송계리 쪽으로 기암괴석들이 즐비한 조용하고 깨끗한 산길을 따라 20분 가량 오르면 흙 벼루(토연)에 이르고, 다시 30여분을 가면 넓은 마당바위와 깨끗한 폭포수로 유명한 팔낭소. 여기서부터는 갈수록 넓은 반석과 작은 폭포와 거울 같은 계곡연못(담)이 이어져 아름다운 경치를 빚어내고 있다.
팔낭소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곳이 용추. 반석을 타고 오르던 계곡수가 폭포수가 돼 떨어지면서 폭 30여m의 둥그런 소를 이룬 이곳은 경치가 수려하고 물이 맑기로 유명한데 요즘도 가뭄 때면 부락민들이 개를 잡아 놓고 기우제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다시 큰길로 나와 다리를 건너면 농을 쌓아 놓은 듯한 농암과 덕주 산성 남문의 홍예(아치)가 보이고, 이어서 망폭교를 건너면 덕주 골에 이른다.
여기서부터는 등산코스다. 덕주사 계곡 길을 따라 오르면 수경 대와 학소 대가 나오고, 학소 대 옆에 덕주 산성 동문의 흔적이 눈에 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덕주 산성은 고려 고종 때 만들어진 산성으로 주위가 3만3천6백70여 척. 예로부터 가까이 에 있는 문경 조령 관성과 더불어 소백산맥 중에 자리잡은 중요한 군사적 요충의 하나였다.
동문에서 가까운 덕주 사는 옛날 절은 아니고 6·25 이후에 새로 지은 것. 원래의 덕주 사는 그 곳에서 약30분 거리의 마애불상이 있는 곳으로, 이곳의 마애불은 높이 14m크기의 거대한 불상으로 보물 제406호로 지정돼 있다.
마애불에서 매우 가파른 산길로 약1시간 거리에 960 고지. 이곳에서부터는 곧게 뻗은 능선으로 평탄한 흙 길이 이어진다.
960고지에서 약15분 거리에 송계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직 벽에 가까운 거대한 적 벽이 가로막는다. 암벽기부에서 동아리처럼 틀어 올라간 길을 따라 약 45분가면 정상이다.
정상에 오르면 천길 아래 낭떠러지로 아슬아슬함이 느껴지고, 멀리 소백산·문수봉 그리고 주흘산이 바라보여 장쾌함을 흠뻑 맞 볼 수 있다.
하산은 정상에서 다시 능선으로 내려와 송계리로 가는 길로 내려가면 약 40분만에 계곡에 이르고 다시 20분쯤 내려가면 차도가 나온다. 여기서 10분쯤 더가면 충주로 나가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월악산 등산코스는 ⓛ단양∼한수∼송계리∼폐광∼안부∼경상∼신륵사∼월악리 ②단양∼한빙∼송계리∼폐광∼안부∼정상∼헬리콥터기장∼960고지∼덕주사터(마애불)∼덕주사∼덕주골 그리고 ③은 미륵 리에서 시작 ②의 코스를 역으로 가는 3가지가 있다.
①, ②코스는 충주댐 수몰예정지역으로 오는 83년부터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교통편>
서울 마장동 버스터미널∼수안보 고속직통버스가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6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2시간40분 소요에 요금 2천2백80원. 수안보∼미륵 리 시내버스·1시간 간격, 20분 소요, 요금 1백80원.
서울 동마장∼충주 고속 직통 아침 6시10분부터 1일 38회, 2시간20분 소요, 요금 2천20원. 충주∼송계리 완행버스 1일3회, 1시간30분 소요, 요금 5백70원.

<숙박>
미륵 리·덕주 골에는 숙박할 곳이 없고 송계리 버스정류장에 민박 가능.
숙박료 3천∼4천 원. 그밖에는 수안보·충주에 나가야 숙박할 수 있다.

<식사>
미륵 리·덕주 골에는 음식점이 없고 송계리 버스정류장에서 간편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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