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사진)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9일 “농촌 인구가 적은 현실을 감안해 도농(都農)복합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도시는 2인 이상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소도시나 농촌은 1인을 선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게 도농복합선거구제다.
원 위원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로 적용할 경우 농촌 의석수는 줄어들고 수도권은 늘어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농복합형선거구제로 개혁하는 대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위원장은 “한국 정치 현실에 적합한 제도”라며 “비례대표는 늘리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과는 다른 입장이다. 다음은 문답.
- 어떻게 도농복합형선거구제로 나눌 수 있나.
“도시를 예로 들면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의 경우 현재 의석이 (갑, 을로 나뉘어) 각각 두 개인데 이를 하나의 선거구로 합쳐 3명을 뽑는다. 그럼 도시 의석이 하나 준다. 그만큼 비례대표를 더 뽑을 수 있다. 농촌은 소선거구제로 두면 도농 간 의석 격차도 줄게 된다. 대략 농촌과 대도시 선거구 인구를 15만 명 대 30만 명 기준으로 맞추면 헌재 결정(인구 격차 2대 1)에 부합할 수 있고 대도시에서 3인 이상 중·대선거구를 하면 (시뮬레이션 결과) 10여 석 이상 대도시의 의석 숫자가 절감된다. 그만큼 비례대표를 늘리고, 농촌 지역은 소선거구제를 하면 압박이 줄어든다. 이 경우 비례대표가 늘어나므로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나 석패율제 도입도 가능해진다.”
- 비례대표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 비례대표는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더 보강돼야 한다. 국회만 해도 장애인 비례대표가 선출된 이후부터 휠체어용 출입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 개헌에 대한 입장은.
“5년 대통령 단임제가 단판 승부이다 보니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정치가 반복된다. 국회의원·도지사보다 무책임한 공약을 하고 지키지 않는다. 4년 중임제를 통해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인이 아닌 정치 세력이 집단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본다.”
- 선거구획정위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닌 제3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기구가 맡아야 한다. 지금 선관위는 9명의 선관위원 중 야당 추천은 1명뿐이라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제3의 독립기구가 선거구를 획정하고 선관위는 실무 관리자 역할만 담당해야 한다.”
- 여당은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 경선) 도입을 요구하는데.
“여야 간에 협의가 돼 법제화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 개방형 상향식 모델은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고착화하는 기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현역 의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도전자에게 더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고려가 함께 강구돼야 한다.”
이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