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잘 안다" "고위직으로 간다"등|이규광씨「과시」잦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이철희·장영자씨 부부사건과 관련, 검찰에 구속중인 전 광업진흥공사사장 이규광씨(정) 는『나는 고위직으로 가게 돼 있다, 모 장관은 내 말을 잘 듣고 잘 섬긴다, 이번 외유에서 우리나라장관도 못 만나는 외국 고위인사를 만나고 왔다』는 등 갖가지 과시 행위룰 해 왔음이 밝혀졌다. 이씨는 자신이 거느린 청년 2명을 청와대비서관이라고 허위 소개한 외에도 감정원부원장을 원장으로 승진토록 모 장관에게 청탁하는 등 80년 6월부터 7차례에 걸쳐 과시행위를 해 왔음이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31일 정치근 법무부장관이 국회법사위에 보고하는 가운데 밝혀졌다. 정 장관은 이날 『이규광씨가 이·장씨 사기사건과 관련하여 관련회사나 은행에 청탁이나 압력을 가한 사실은 없으나 검찰수사결과 다음과 같은 과시행위가 있었음이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정 장관이 나열한 일곱 가지 과시행위는 다음과 같다.
▲80년 6월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실에서 당시 감정원 부원장 김광정씨, 동 감사 박종일씨와 접촉 때 『모 장관 등을 잘 알고 있으며 골프도 종종 친다』라고 과시.
▲81년 6월께 같은 장소에서 감정원 김 부원장과 박 감사 등과 접촉 때『이번에 외국을 갔다 왔는데 한국의 장관도 만날 수 없는 모 국가의 대통령 다음가는 실력자를 만나고 왔다』고 과시한 바 있고▲81년 7월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실에서 아세아중석사장 김제영씨에게『나는 광업진흥공사 사장임기가 끝나면 정부고위직으로 갈 것이다』라고 과시했으며▲81년1l월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실에서 아세아중석사장 김제영씨에게『모 장관은 내 말이면 다잘 듣고 모 장관은 나를 잘 섬긴다. 다른 장관들도 골프를 치러가자고 하지만 바빠서 못 간다』고 과시했으며▲82년 초 같은 장소에서 삼우광공업사장 황영수씨에게『모 사장은 내가 잘 봐주고 있다』라고 과시했고▲82년 5월1일 명성 칸트리에 젊은 사람 2명을 데리고 가 명성전자사장 박창록씨에게 청와대비서관이라고 허위 소개했고▲81년 모 장관에게 감정윈 부원장을 원장으로 승진시켜 달라고 청탁하였으나 장관의 교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장 부부의 지난 2월 사파리클럽 호화판결혼식에 참석했던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등 유명인사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민한당의 목요상 의원의 요구에 대해 『목 의원에게만 별도로 보고하겠다』며 공개를 피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