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시 범인은 가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청주=연합】대청호 토막시체유기사건의 범인은 죽은 김문수씨(21·무직)의 아버지와 두 누나 등 가죽 3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충북도경(수사본부장 박상규 도경수사과장)은 30일 피살된 김문수씨의 아버지 김진용씨(56·청주시 모충동93의15·사법서사사무원)와 세째누나 김은영씨(28·대전시 자양동 21의5)·큰누나 김은옥씨(33·청주시 서운동 21의11) 등 3명으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 받아 살인 및 시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살해>
김씨는 지난 20일 대전에 사는 세째누나집에 찾아가 고추장을 담그고 있는 세째누나 김씨를 향해 『용돈도 주지 않고 괄시가 심하다』며 행패를 부렸다.
동생이 칼을 들고 밥상과 거울·응접세트 등 기물을 부수며 행패를 부리는데 화가 난 세째누나 김씨는 책상 위에 있던 소형 돌절구통으로 뒤에서 동생 김씨의 뒷머리를 때려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시체유기>
김씨가 숨지자 고추장을 담가주러 동생집에 와있던 큰누나 김은옥씨가 청주 친정으로 급히 연락, 아버지 김진용씨를 불렀다. 아버지 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밤 11시쯤 대전에 도착, 숨진 김씨의 시체를 대청댐에 수장하자고 두 딸과 합의했다.
아버지 김씨는 오토바이에 시체를 싣고 21일 새벽 4시쯤 충북 청원군 문의면 덕유리 대청댐 관광도로 아래에 있는 길이 27m·지름 1m의 하수구에 도착, 맨홀뚜껑을 열고 하수구 안에 시체를 숨긴 뒤 집으로 돌아가 이날 상오 태연히 사법사사 사무실에 출근했다.
김씨는 밤 11시쯤 낚시꾼으로 위장, 2개의 톱을 가지고 시체를 숨겨둔 하수구 안에서 시체를 양쪽팔과 양쪽다리·목의 순으로 잘라 6등분했다.
전직 경관인 아버지 김씨는 시체의 지문을 몰라보게 하기 위해 돌로 10손가락을 모두 찧어 마모시킨 후 시체의 몸통부분은 하수구 바닥의 모래 속에 묻고 양팔과 옷·구두·피묻은 포장박스 등을 1백50m가량 하류로 옮긴 뒤 옷·구두·박스 등은 불태우고 양쪽팔은 대청댐에 버렸다.
김씨는 다시 두 다리를 오토바이에 싣고 문의면쪽으로 1·8㎞쯤 올라가 문의교 밑 물에 두 다리와 머리를 버린 뒤 집으로 돌아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